명상학교 수선재 - 맑게 밝게 따뜻하게
로그인 | 회원가입 | 사이트맵 |
명상체험후기
HOME > 명상마을 이야기 > 명상 판타지 ★ 소설 선(仙)


요즘 젊은 사람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제가 결혼하던 시절만 하여도 결혼에서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는 문제가 시어머니와 관련된 것이었습니다.

결혼해서 시어머니와 어떻게 관계를 유지하고 사는지가 최대 관건이었지요.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두 여자가 동시에 사랑하는 한 남자를 가운데에 둔 사이이기 때문에 친한 듯 안 친한 듯 뭔지 모르게 불편한 그런 사이입니다.

 

그러나 저는 그런 걱정은 별로 없이 결혼을 하였습니다.

결혼 전부터 저의 시어머니께서 저를 무척이나 예뻐 하셨거든요.

물론 그런 평온한 시기도 몇 년 지나지 않아 깨져 버렸지만요.

결혼 후 아마 제가 남편과 같이 산 날보다 시어머니와 같이 산 날이 더 많을 거예요.

남편 직장 때문에 저희는 거의 주말부부로 살았거든요.

대신 저는 아이들을 데리고 시어머니와 함께 살았답니다.

 

그래서 시어머니께서는 저를 참 좋아하셨는데 어느 때부터인가 저와 시어머니 사이가 나빠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계기는 저의 친정아버지 때문이었어요.

저의 친정 부모님은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고 계셨는데 농사를 짓다가 허리를 다친 아버지께서 병원 치료를 위해 저희 집으로 오시게 되었어요.

저희 집 바로 옆에 대학병원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저희 집에서 병원 다니며 치료를 받으시게 되었는데 그로 인해 한 집에 노인 세 분이 함께 살게 된 것이지요.

시어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아버지 병간호를 위해 함께 오신 친정 어머니, 이렇게 세 분이서요.

뭐 그래도 워낙 그 전부터 사이좋게 지내시던 분들이라 저는 괜찮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문제가 생기더군요.

바로 아버지와 시어머니 생활 패턴이 서로 맞지 않는 거였어요.

아버지는 시골에서 농사지으며 사시느라 저녁에 일찍 주무시고 새벽에 일찍 일어나 라디오를 크게 켜 놓고 일기예보를 듣는 습관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게 저희 집에 오셔서는 텔레비전으로 바뀐 거예요.

저희 시어머니는 불면증이 있어 밤늦도록 잠을 못 주무시다가 새벽에야 겨우 눈을 붙이시는데 아버지께서 새벽에 일찍 일어나 거실에서 텔레비전을 크게 켜 놓으시니 시어머니께서 얼마나 불편하시겠어요?

그래서 저는 시어머니께서 조용히 주무시도록 하기 위해 새벽수련 가는 길에 부모님을 모시고 갔어요.

그 당시 저는 수련을 하고 있었거든요.

매일 새벽에 집에서 걸어서 20분 정도 떨어진 수련장에 수련하러 다녔는데 그곳에 부모님을 모시고 간 것이지요.

 

그렇게 해서 시어머니께서 새벽에도 편히 주무시도록 하여 괜찮을 줄 알았는데 이게 웬걸, 낮에 시어머니께서 저희 아버지께 대하시는 모습이 좋지 않아 보였어요.

아버지께 싫은 소리를 하고 구박을 하시는 것이었어요.

시어머니는 불편함을 표현하신 것이겠지만 아버지의 딸인 제 눈에는 그게 구박으로 보였어요.

그에 제 기분이 엄청 상하더군요.

저를 구박하시는 건 참을 수 있겠지만 저의 아버지를 구박하는 건 참을 수가 없더라구요.

시어머니의 불편함을 눈치 채신 부모님도 더 이상 저희 집에 머무르지 않고 시골로 가 버리셨어요.

 

저는 너무나 속상해서 시어머니께 말도 안 하고 기분 나쁘게 대했어요.

그러니 시어머니도 저에게 그렇게 대하시고, 그래서 저는 더 그러고, 시어머니도 더 그러시고, 저는 또 더 그러고, .......

이렇게 저와 시어머니의 관계는 날이 갈수록 나빠져만 갔답니다.

 

결국 시어머니는 저 때문에 속이 상해서 울며, 시가 쪽 친척들에게 저의 비행(?)을 알리셨죠.

그래서 저는 졸지에 시어머니를 괴롭히는 나쁜 며느리로 소문이 나 버렸답니다.

언제나 저를 자랑스럽게 생각하시며 친구 분들에게 며느리 자랑을 하고 다니시던 시어머니였는데 제가 나쁘게 대하니 얼마나 속상하셨겠어요?

제가 시어머니와 사이가 나빠지니 저를 예뻐하셨던 시누이, 시숙들도 다 저에게 등을 돌리시더군요.

 

이렇게 살다보니 하루하루가 어찌나 괴롭던지.......

 

제가 시어머니께 마음을 주지 않으니 시어머니 마음이 무거워지셨는데 저는 마음의 무게가 그렇게 무겁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어요.

그 무게에 짓눌려 같이 사는 게 얼마나 힘이 들던지요.

마음이 천 근 만 근이라는 말의 표현이 실감이 나더군요.

그래서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겠다 싶어 제 마음을 바꾸려고 했지요.

제가 마음을 바꾸어야 시어머니도 마음을 바꾸실 거잖아요.

 

그런데 머리로는 시어머니와 다투면 안 된다는 걸 알겠는데 마음은 그러고 싶지가 않은 거예요.

우리 아버지를 그렇게 대한 시어머니가 도저히 용서가 되지 않았거든요.

'어떻게 우리 아버지한테 그러실 수가 있지? 해마다 부모님이 농사지은 것을 갖다 먹은 게 얼마나 되는데 며칠 우리 집에 와서 지내신다고 그렇게 구박을 해?'

이런 심정이었죠.

그러니 용서가 되겠어요?

 

그러나 어쩌겠어요?

용서하고 마음을 풀어야 제가 편해질 터인데, 정말 이렇게 불편한 상태로는 제가 힘들어서 못 살겠더라구요.

 

그런데 그렇게 시어머니, 시누이들과 다투다 보니 깨달아지는 게 있었어요.

이분들이 제가 미워서 저에게 이러는 게 아니라 진짜로 원하는 건 저의 관심과 사랑이라는 것을요.

시어머니께서 저에게 섭섭하셨던 건 제가 미워서가 아니라 제가 시어머니보다 저희 친정 부모님께 더 잘 해 주어서였다는 걸 알았어요.

그러니 이제는 제가 시어머니를 미워하는 마음을 풀어야 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그 마음이라는 것이 머리가 바꾸어야 하니 바꾸어라 한다고 해서 쉽게 바꿔지나요?

그게 참으로 어려운 일이잖아요?

그래서 매일 수련장에 가서 수련을 하면서 시어머니에 대한 마음을 풀려고 했어요.

다행히도 수련을 하다보면 마음이 풀려서 용서가 되고 시어머니에 대한 마음이 편안해지곤 했어요.

그런데 그게 사흘을 못 가더군요.

사흘이 지나면 또 다투게 되고, 그러면 또 수련을 해서 풀고, 그렇게 지내다 보면 며칠 지나면 또 다투고, 또 풀고, 또 다투고, .......

계속 이것이 반복이 되더군요.

 

물론 그 정도가 조금씩 나아지긴 했지만 저는 그 기간이 너무 괴로워 도저히 이렇게는 안 되겠다 싶어 큰 결심을 했습니다.

금촉수련에 들어가기로 한 거죠.

마침 그 때 무변대에서 광야 금촉수련을 한다는 공지가 떴어요.

저는 주저 없이 신청을 하였답니다.

물론 그 당시 수선재가 위기 상황이라 그 위기를 타개하는 데 도움이 되기 위한 마음으로 신청한 것도 있었지만 이 갈등을 해소하려는 이유도 컸지요.

이러한 큰 갈등은 매일 하는 작은 수련들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가 없거든요.

금촉수련 같은 집중 수련에 들면 기운이 많이 지원되기 때문에 그 때 하면 문제가 해결되기가 훨씬 쉽지요.

 

그래서 아이들을 동생에게 맡기고 광야금촉수련에 들어갔답니다.

무변대에 텐트를 치고 수련을 하였는데 거기서 수련과 선서 읽기를 위주로 거의 모든 시간을 수련에만 집중을 하였어요.

특별수련 기간이라 기운도 엄청 많이 내려왔지요.

거기서 수련을 하며 시어머니와의 갈등을 해결하려고 하니 나흘 만에 시어머니에 대한 미운 감정이 사라지고, 용서가 되고, 사랑의 마음이 솟아나더군요.

참으로 신기했습니다.

평소에는 그렇게 하려고 해도 조금 되다 말고, 되다 말고 하더니......

 

참, 기운의 힘이란 대단하구나 싶었습니다.

그 당시 무변대에 내려온 기운을 표현하자면 마치 무변대 전체가 커다란 하나의 호수인데 그 호수에는 티끌하나 없이 맑디맑은 물이 있고, 그 물속에 우리가 있는 그런 느낌이었어요.

그런 맑디맑은 기운의 호수 속에서 수련을 하니 시어머니를 미워하는 것과 같은 깨끗하지 못한 마음이 씻겨 나가는 건 시간 문제였지요.

다시 예전처럼 시어머니가 좋아지고, 시어머니를 향해 미소를 지을 수 있는 마음이 생겨났습니다.

 

보통 사람들 같으면 한 번 원수면 평생 원수, 아니 대를 이어 원수가 되는데, 저는 다행히도 수련을 하고 있었기에 수련의 힘을 빌어 시어머니와 평생 원수가 되지 않을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그렇게 광야금촉수련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니 시어머니께서 먼저 저에게 사과를 하시더군요.

얘야, 내가 미안하다. 다시는 너에게 그렇게 안 할게.”

이러시는 거였어요. 저는 깜짝 놀라 도리어 사과를 드렸지요.

아니에요, 어머니, 제가 잘못했어요. 저도 다시는 안 그럴게요.”

이렇게 시어머니와 화해를 하고 나니 등을 돌렸던 시누이, 시숙들도 다 저를 보고 다시 웃어주시더군요.

 

마음의 힘이란 참으로 대단하지요?

한쪽에서 맺으면 다른 쪽에서도 맺히고, 한 쪽에서 풀면 다른 쪽에서도 풀리니 말입니다.

제가 시어머니께 미운 감정을 가지니 시어머니도 저를 미워하시고,

제가 그 마음을 풀어 시어머니를 사랑하니 시어머니도 다시 저를 사랑해 주셨습니다 

 

그것이 수련을 통해 된 것이라 저는 그래서 수련의 힘이란 참으로 대단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사람이 마음을 바꾼다는 게 참으로 어려운 일인데 이렇게 수련으로 바꾸면 되는 것이구나 하는 것을요.

 

제가 이 수련에 들어서 바뀐 게 참 많습니다.

늘 조마조마하고 불안해하고 소심하던 제가 수련으로 인해 자신감이 생겼고, 늘 허약했던 몸도 건강해졌으며, 속에 늘 걱정거리를 달고 다니던 마음도 참으로 편안해졌습니다.

감정기복도 심해서 늘 마음 속에 폭탄이 들어있던 것 같던 저였는데 요즘은 참으로 평온한 얼굴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제 저는 잠시도 수련을 떠나서는 살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마음이 좀 불편하면 호흡하고, 몸이 좀 피곤하면 호흡을 합니다.

일이 잘 안 풀려도 호흡을 하지요.

호흡이 제게는 만능이 되었습니다.

 

예전에 선생님께서 저에게 하셨던 말씀이 떠오릅니다.

 

저는 성격이 급해서 무슨 일이든 빨리빨리 대충 하는 버릇이 있습니다.

그래서 차분히 정성을 들이며 일을 하는 분들을 참 부러워합니다.

그러면서도 제 습관을 고치려고는 안 하고, 늘 정성이 부족한 제 모습을 한탄만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느 날 선생님께 말씀드렸습니다.

"선생님, 저는 정성이 많이 부족한 것 같아요."

그랬더니 선생님께서

"시어머니를 모시고 산다는 게 정성이 있는 거지."

라고 말씀하시는 것이었습니다.

그 말씀을 듣고 얼마나 위로가 되던지요.

'아, 나도 정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구나.'

하고요.

 

저에게 용기를 주시고,

계속 수련을 할 수있게 해 주신 선생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호흡할 수 있음에, 수련할 수 있음에 감사드립니다.

선계수련생임에 감사드립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1323 바보 이반과 정심(正心) <윤혜정님 후기> 수선재 2018-10-23 1131
1322 나의 생명수 수련 ! <이순숙님 후기> 수선재 2018-10-22 1039
1321 곰들의 신화 <최경아님 후기> 수선재 2018-10-21 939
» 시어머니와 며느리 <바다물빛님 후기> 수선재 2018-10-20 971
1319 우울증이 많이 호전되었습니다 야생화 2018-10-19 948
1318 명상 수련기 그리움 2016-10-12 8877
1317 명상 수련기 그리움 2016-10-11 8124
1316 명상 수련기 그리움 2016-10-10 8137
1315 명상 수련기 그리움 2016-10-10 8074
1314 명상 수련기 그리움 2016-10-10 7222
1313 명상 수련기 그리움 2016-10-07 7091
1312 명상 수련기 그리움 2016-10-07 7074
1311 명상 수련기 그리움 2016-10-05 6963
1310 명상 수련기 그리움 2016-10-04 6901
1309 명상 수련기 그리움 2016-10-03 6879
1308 명상 수련기 그리움 2016-10-03 6670
1307 명상 수련기 그리움 2016-10-01 6592
1306 선계수련이야기(12)-파장의 세계 file 반백 2016-09-30 1935
1305 명상 수련기 그리움 2016-09-30 6594
1304 명상 수련기 그리움 2016-09-29 6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