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이 난국을 타개할 방법은 없는 것일까?’
아마도 없을 것 같았다.
이곳은 길이 보이지 않는 곳이다.
길이 보이지 않는다면 여기에서 가만히 있어야 하는 것인가?
엄청난 추위지만 인간의 몸이 없어 그런 대로 견딜만하기는 하였다.
하지만 엄청난 냉기는 기체의 사이사이를 타고 들어와
여전히 기체 상태인 자신마저도 분해해 버릴 것만 같았다.
인간이었다면 몇 분을 버티기에도 힘겨울 정도의 냉기였다.
‘기감이 살아 있다는 말인가?
그렇지 않고서는 이렇게 냉기를 느낄 수 없지 않겠는가?’
이러한 것을 무엇이라고 생각해야 할지 몰랐다.
어쩌면 살아 있는 것 같고,
어쩌면 그렇지 않은 것 같은 이러한 상태를
무엇이라고 생각하여야 할 것인가?
앞의 얼음은 그대로 있었으나 사이사이에 물도 있었다.
물에 얼음이 떠 있는 상태였으나 얼음의 규모가 너무 커서
얼음 사이에 물이 고여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것 말고는 아무것도 보이는 것이 없었다.
이렇게 큰 얼음을 본 적도 없거니와
이러한 추위를 겪은 적도 없는 이진사의 경우 대책이 난감하였다.
‘나의 잘못이 얼마나 크기에
선계에 와서 다시 이러한 고초를 겪어야 하는 것인가?
마음을 비우느라 하였건만 아직도 나의 길은 험하기 그지없는 것일까?’
이진사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앞으로의 일을 어떻게 하여야 할 것인가 서서히 생각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