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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처녀는 세 살부터 신통력을 보여

조회 수 1908 추천 수 0 2007.05.08 17:04:08


  부친은 행실이 바르고 열심히 살기로 소문난 청년이었으나, 워낙 가진 것이 없어 주변에서 딸을 주기를 꺼렸습니다. 모친의 집은 당시 인근에서 몇째 안가는 부자인 서씨 집안이었으며, 재색을 겸비하였으므로 주변의 청년들이 모두들 한번 보기를 원하였으며, 아들을 가진 사람이라면 전부 탐을 내던 규수였습니다.

  당시 이 처녀의 모친은 스물 셋이었으며 부친은 스물 둘이었습니다. 이른 나이가 아니었으나 이들의 혼기가 늦었던 이유는 이때까지 두 사람이 각기 선을 본 적은 많은데도 상호간에 인연이 되지 않아 이렇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러한 상태로 있던 이들은 각기 결혼이 인연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었으나, 앞에서 말씀드렸던 어느 날의 사건으로 인하여 부부의 연을 맺게 되었던 것입니다. 처녀의 모친 서씨가 이 집으로 들어온 후 집안은 모든 면에서 윤이 흘렀습니다.

  처녀의 부친은 평소에도 상당히 절제된 생활을 하였으나 모친과의 결혼 이후 더욱 모범적인 생활을 하였으며, 이들의 다정함은 고을에서 전부 알 정도였습니다. 이 부부 사이에는 아무런 걱정이 없었으나, 단 한 가지 걱정이라면 결혼 3년이 넘도록 아이가 없는 것이었습니다. 백방으로 노력을 하던 중 3년이 넘어가는 시점에서 아이가 들어섰습니다.

  고생 끝에 난산으로 낳은 아이는 딸이었습니다. 이 딸은 어려서부터 총명하여 어른들이 알지 못하는 여러 가지 일에 대하여 많은 것들을 알고 있었습니다. 어른들이 가르쳐 주지 않았음에도 천문이나 지리에 통하였으며, 세상의 이치에 대하여 모르는 것이 없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아이가 세 살 무렵, 하루는 길을 떠나려고 아침 일찍 식사중인 아버지에게 오늘 큰 비가 오니까 내일 가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부친은 갑자기 딸이 이러한 말을 하는 것을 이상히 여겨 길을 떠나지 아니하였습니다. 나중에 들으니 홍수가 발생하여 부친이 지나가야 할 동네가 전부 물에 잠겨 버렸다는 것입니다.
  
  이후 아이의 말에 어떠한 신기(神氣)를 느낀 부모는, 사람들이 알면 혹시 어떠한 불미스런 일이 생길까 두려워, 주변 사람들에게 이를 숨기며 아이를 키웠습니다. 가급적 책 등으로 공부시키는 것을 자제하며 아이가 평범하게 커 주기를 기원하였습니다.

  이러한 부모의 뜻은 어느 정도 아이에게 영향을 주어 수년 후 아이는 평범한 아이가 되어 있었습니다. 허나 겉으로는 그렇게 보여도 속으로는 아이의 지식이 점차 무르익어 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던 중 아이가 여덟 살이 될 무렵 처녀의 모친은 해산 당시의 고생으로 얻은 지병으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던 것입니다. 부친의 슬픔은 대단하였습니다.




*  필자와 남사고 선인과의 대화는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남사고 선인은 ‘격암유록’의 저자로서 한국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분이므로, 이후의 행적에 대해서는 대화 내용을 토대로 한 소설을 집필하고자 합니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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