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케별의 사랑이야기

14편. 잉케의 딸 아이아도 사랑의 용기를 내겠어!

  • 작성자수선재
  • 작성일2019-11-18 11:03:25
  • 조회수52

이라이에 대한 아이아의 질투는 아이아에게 새로운 각성을 불러일으켰다. 이라이에 대한 사랑이 진정한 사랑이었나 하는 각성 말이다. 



‘나는 아이아이다. 생에 대한 기쁨과 축복이 나의 소명이다. 허나 나는 이라이의 사랑을 온전히 축복하지 못하고 질투에 가득한 마음으로 바라보았다. 그렇다면 나의 사랑은 순도가 낮은 것이었단 말인가?’



아이아는 한번도 자신의 사랑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해보지 못하였다. 허나 이라이가 자신이 아닌 누군가를 사랑하며 한평생을 보내는 모습을 보니 질투심이 치밀어 올라 괴로웠고 그런 자신이 한없이 부족한 존재임을 비로소 자각하게 된 것이다. 


아이아는 이라이의 사랑에 대한 고민을 비로소 이해하게 되었다.



‘사랑이란 둘이 행복한 것이 사랑의 전부가 아니었구나. 함께 있지 못할 때 사랑의 순도는 평가받는 것이구나.’



아이아는 사랑의 순도에 대해 깊은 고민에 빠졌다. 책 읽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아였지만 책을 읽었고 위성 ‘사랑’에 가서 강의를 들었다. 아이아가 이라이에게 물었다.



“사랑의 순도를 높이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사랑의 순도를 높이는 것은 사랑할 수 없을 때 인내하는 거야. 인내하면 열매가 익듯이 사랑이 익어. 그 인내를 통해 사랑의 순도가 높아져.”



이라이의 말은 경험을 통해 나온 것이었다. 사랑하고 싶어도 사랑할 수 없는 상황, 그 상황 속에서 인내하는 경험을 한 이라이였다. 


이라이의 말을 들은 아이아는 이렇게 말했다. 



“잉케의 딸 아이아도 사랑의 용기를 내겠어. 아스별 유학을 다녀오겠어.”



아이아의 갑작스런 말에 이라이는 당황하였다. 아이아의 평소 성격을 알기에 말을 하면 바로 실행할 거라고 느꼈다. 


이라이는 아이아에게 아스라이에서의 공부 과정에 참여하기를 권했다. 아이아는 그렇게 하기로 했다. 


이라이는 아이아와 함께 아스라이로 갔다. 


이라이는 한 생을 잘 보낸 결과 20세대로 아스 프로젝트에 참여할 자격을 얻게 되었다. 아이아 역시 아스별 유학을 통해 몇 세대로 참여할 수 있을지 시험을 치러야 했다. 아이아는 아스라이에서 아스 유학에 대비하는 과정을 밟아 나갔다. 


아이아의 뜨거운 열정에 대해 아스라이의 교수들은 많은 우려를 하였다. 대체로 열정이 강한 이들이 아스 유학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아스는 우수한 학생에게 유리한 학교라기보다는 혹독한 시험을 부과하는 학교였다. 우수한 학생일수록 더 힘든 시험에 빠지게 된다. 아이아처럼 열정이 넘치고 명민한 학생에게 가혹한 시험이 부과되는 별이 아스였다. 


열정이란 우주에 있을 때는 좋은 것이었으나 - 우주에서의 평이한 삶에 기쁨과 자극을 주므로 - 아스에서는 아스의 무수한 율법과 불합리한 관습에 치여 고통 받게 하는 요소였다. 아스라이의 교수들은 아이아에게 말하였다.



“아이아, 열정이 넘치는 것은 우주에서는 좋지만 아스에서는 매우 힘든 공부를 하게 하는 요인입니다. 그에 관한 대비를 철저히 하고 아스 유학을 떠나야 합니다. 아스라이에 최소한 5000년 이상을 머무른 후 가시기 바랍니다. 아스라이에서 머무르며 공부하는 기간이 길어야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습니다.”



아이아는 흔쾌히 그 말에 동의했다. 이라이는 아이아와 함께 아스라이에서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이라이의 마음 속에 아이아의 공부에 대한 염려와 기대가 있었다.



‘아이아의 공부를 통해 나 또한 사랑의 본질에 다가갈 수 있는 것일까? 아이아의 진화는 나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 아이아의 공부 결과에 따라 나의 사랑에 대한 이해가 커질 수 있을 것이다.’



아이아가 이라이에게 말했다.



“사랑의 순도를 높인다는 것은 이라이가 다른 여인과 사랑에 빠졌다 할지라도 기쁘게 받아들이는 것이겠지? 그건 어떤 마음일까? 사랑의 신(神)이 되어야 가능한 일일까? 선인은 그런 경지일까?”



아이아의 궁금증을 풀 기회가 찾아왔다. 위성 아이아에 선인이 방문하였다. 이영(二靈) 선인이였다. 


이영 선인은 만물의 창조에 관한 업무를 관장하는 선인이셨으며 창조의 비밀이자 방법인 사랑에 대해 잘 아는 분이셨다.


이영 선인님이 위성 아이아에 왔을 때 아이아는 문득 그분이 자신의 영을 창조하신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영 선인님의 음성을 듣는데 한없이 기쁘고 포근한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라이 또한 그러하였다. 이라이가 자신이 우주에 기여할 바를 알기 위해 명상에 들었을 때 만난 그분이었다. 


그 분이 어찌하여 몸소 아스라이에 온 것일까? 어리둥절한 채 이영 선인님을 바라보았다. 이영 선인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랑의 가장 높은 경지는 바람이 없는 것이야. 바람이 없는 사랑을 하려면 바람을 충족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인내하는 공부를 해야 해.”



이라이가 말한 바와 일치하는 말씀이었으나 아이아는 납득이 가지 않았다. 인내하는 것보다 적극적으로 구하는 것이 아이아의 성격이었다.



‘인내하는 공부를 꼭 해야 한다면 할 것이다. 허나 그것만이 사랑의 경지를 높이는 방법이라는 데 의문이 든다.’



이영 선인님이 말씀하셨다.



“아이아! 나의 딸아! 인내하는 것이 사랑의 순도를 높이는 방법이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다른 방법이 있을 거라 생각하니?”


“예. 꼭 그 방법이어야 하는지 의문이 듭니다.”


“딸아. 다른 방법이 있지 않단다. 그 이유는 사랑의 법칙이 그러하기 때문이란다. 충족할수록 갈증이 커지기 때문이란다. 너와 이라이의 사랑은 아주 크지. 하지만 그 사랑에 갈증이 없었니?”



아이아는 ‘갈증이 없었니’라는 질문에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지금까지는 한번도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이라이는 나를 사랑하고 나도 이라이를 사랑한다. 여기에는 아무 의문이 없다. 무슨 갈증이 있단 말인가?


갈증이라… 이라이가 나를 사랑하지 않을까봐 염려하는 마음이 있었던가? 아니야. 그런 염려를 한 적은 없었어. 내가 이라이가 싫어진 적이 있었던가? 아니야. 그런 적도 없었어. 그럼 무슨 갈증이 있었을까?


아이아는 문득 깨달았다. 의존하고 있는 것 자체가 갈증이구나. 기쁨과 축복을 누리기 위해 이라이에게 의존하고 있는 것 자체가 갈증의 원천이라는 것을…….


잉케의 사랑꾼 아이아는 이라이를 만나기 전에 수많은 남성들과 사귀었다. 잉케에 태어나기 전 플레이아데스에서도 그러하였다. 아이아의 연인이었던 남성들의 숫자를 다 합치면 50명은 될 것이다. 


아이아는 수많은 연애를 통해 사랑의 행복과 축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헌데 수많은 사랑 속에서 언제나 갈증을 느꼈었다. 그 갈증은 사랑 자체에 있는 것이라서 상대가 누구인가에 의해 충족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사랑이라는 것 자체가 내가 아닌 타인에게 구하는 것이기에 타인이 사라지면 갈증이 생기는 것이었다. 이라이처럼 아이아만을 사랑하는 경우에도 말이다.


이라이의 사랑은 아이아를 향해 있었고 소울메이트였으나 아이아의 마음 깊은 곳에는 갈증이 있었다. 그 갈증은 타인에 의해 충족될 수 없는 것이었으며 타인에 의존하는 것 자체가 갈증의 원천이었다. 



‘이라이의 사랑을 못 믿는 것이 아니라 이라이에게 의존하는 마음이 문제였구나.’



아이아는 이라이에 대한 의존을 버리고 자신 안에서 사랑을 채우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느꼈다. 갈증을 스스로 충족할 수 있을 때 사랑의 차원이 달라진다는 것! 아직 그 차원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그럴 것 같았다. 



‘내가 아름다운 사랑을 하려면 내 사랑의 질이 달라져야 한다. 그것은 내가 사랑의 질을 높이려는 결단을 할 때 가능하다. 아스 유학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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