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케별의 사랑이야기

18편. 영주의 딸 마르

  • 작성자수선재
  • 작성일2019-11-18 11:07:46
  • 조회수47

아스의 시간으로 A.D. 100여년 무렵. 유럽의 어느 지방에 한 아이가 태어났다. 


여자아이였으나 그 부모는 처음에는 여자아이라는 사실조차 믿을 수 없었다. 아이의 얼굴이 너무 이상하였기 때문이다. 이마는 볼록 튀어나왔고 눈은 매서운 뱀눈이었고, 코는 주먹코였고, 입은 언청이 입술이었고, 광대뼈가 너무 많이 튀어나와 얼굴이 괴상하게 보였다. 


아이는 그러나 해맑고 환한 웃음을 짓는 걸 좋아했다.


아이의 아버지는 그 지역의 영주였으며 지중해 연안의 해변에 영지를 갖고 있었다. 아버지의 이름은 오르페. 오르페는 아이가 못 생겼어도 더없이 사랑하고 사랑했다. 오르페의 유일한 딸이었기 때문이다. 


어머니의 이름은 미리암. 미리암은 아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자존심이 강한 귀족의 딸이었던 미리암은 그토록 못생긴 딸을 낳았다는 사실을 견딜 수가 없었다. 


딸을 보는 것 자체를 싫어하였으며 유모에게 던져버리고 자신은 보려고도 하지 않았다. 


아이의 이름은 마르라고 지어졌다. 마르는 성격이 무척 밝은 아이였다. 주변 사람들에 대한 애정과 호의가 넘치는 그녀는 아주 어릴 적부터 사랑을 주려고 했다. 작은 장난감이라도 생기면 주변의 또래 아이에게 주곤 했다.


마르는 또 몸을 움직여 노는 것을 아주 좋아했다. 귀족의 딸이기에 춤 추는 것이 허락되지는 않았지만 춤추고 싶은 욕망을 종종 표현하였다.



*



마르의 나이 12살 때의 일이었다. 하루는 마르가 시녀와 함께 저잣거리에 나갔다. 활달한 성격이었던 마르는 사람들이 많은 곳을 좋아하였고 종종 이렇게 나가곤 했다. 


이날 마르는 시녀와 함께 시장을 둘러보다가 그만 시녀와 떨어지고 말았다. 길을 몰라 주변을 살피는데 한 무리의 남자아이들이 마르를 발견했다. 그들은 마르의 얼굴을 보고는 깔깔거리고 비웃었다.



“세상에! 저렇게 못생긴 년은 보다보다 처음이다.”


“야! 너 부모가 누구냐? 너 같은 딸 낳고 괴로워 어떻게 사냐?”



그들은 마르를 비웃다가 때리기 시작했다. 마르가 항변하려고 했지만 아예 말을 못하게 하면서 마구 때렸다. 마르는 쓰러져 정신을 잃었다. 


마르의 정신이 든 것은 성 안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을 때였다. 마르의 아버지는 마르를 때린 아이들을 잡으라고 명령했으나 잡을 수가 없었다. 


마르는 상 안에서 살 때는 자신의 외모에 대해 큰 콤플렉스가 없었다. 아버지의 엄명에 따라 누구도 감히 마르의 외모에 대해 말하지 않았고 또 말하더라도 기분을 상하게 하는 말은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허나 아버지의 보호를 벗어난 순간 마르는 바로 폭력에 노출되었다. 이 사건은 마르에게 세상에 대한 공포심을 갖게 하였다. 세상이 안전하지 않다는 것, 언제라도 폭력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것, 


두려움이 그녀를 지배하였다. 마르는 그후 어두워졌다. 되도록 성 밖으로 나가려 하지 않았고 사람들을 만나려 하지 않았다. 



*



어두워진 마르를 보면서 어머니는 생각했다. 



‘마르는 애초에 태어나지 않았어야 할 아이다. 나는 왜 저런 아이를 낳아서 이런 일을 겪어야 하는 걸까? 신에게 죄를 지은 벌일까?’



어머니는 그전에도 마르를 싫어했으나 그 사건이 일어난 이후 노골적으로 마르를 괴롭혔다. 마르가 조금만 잘못하는 일이 있으면 심하게 매질하고 욕을 하였다. 


마르는 더욱 어두워졌다. 방에서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았다. 마르의 마음속에는 원망과 미움이 가득하였다. 



‘나는 왜 이런 얼굴로 태어나서 이런 고통을 겪어야 하는 걸까? 못생겼다는 이유로 얻어맞고 미움 받았다. 못 생긴 게 내 탓도 아닌데 왜 이런 수모를 겪어야 하는 걸까? 신은 있는 걸까? 신이 있다면 항의하고 싶다. 왜냐고? 왜 나를 이렇게 만들었냐고?’

댓글 0

  • 아이디
  • 비밀번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