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람 있는 삶을 위한 건강
건강해져야 하는 이유
건강하지 못한 분들보다 건강한 분들이 더 죄를 많이 짓는 경우를 봅니다. 이번에도 나라를 뒤흔든 사건이 있었죠. 권력남용, 성, 사기, 거짓말, 횡령 등 온갖 부패들이 다 들어가 있는 희대의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물론 인간은 죄를 지을 수 있는 소지를 다 가지고 있기 때문에 죄 짓는다는 것을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죄를 짓고 나서도 별로 국민들에게 죄송해하지도 않고, 법적으로 벗어날 방법만 모색하더군요.
그런데 그분들이 건강하지 못했더라면 이런 죄를 지었을까요? 건강하지 못해 병원에 누워있어서 자기 몸 하나 가누기가 어려운 입장이라면 죄를 지었을까요? 기운이 넘치고 의욕이 넘치다보니 죄를 짓게 된 겁니다.
건강이란 것이 기본적이고 절실한 부분이긴 하지만 전부는 아닙니다. 인간이 태어나서 건강을 목표로만 산다면 건강해지지 않을 이유가 없을 거예요. 하지만 건강은 수단일 뿐이지 목표는 아닙니다. ‘왜 건강해져야 하는가?’, ‘건강해져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이 명확하고, 마음자리가 바로 놓여서 준비가 되어야 건강이 의미있는 것이 아닐까요?
건강은 상대가치
여론 조사를 했더니 사람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부분이 건강이라고 하고, 두 번째로 건강 못지않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보람 있는 인생을 사는 것이라고 합니다.
사람은 보람 있는 일을 하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보람 있는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는 건강이 안 따라주고, 반면 건강한 사람은 가치 없는 일을 하는 경우가 많아요. 건강과 보람 있는 일, 이 두 가지가 모두 충족이 되면 너무나 행복해질 텐데요.
명상에서는 아픈 것을 마냥 적대시하지 않고 좋은 교재로 봅니다. 한 번 아프고 나면 사람이 겸손해지고 아픈 사람의 사정을 알게 되어 여러 가지로 느껴지는 바가 많게 되거든요.
명상하시는 분들은 건강을 하나의 교재로 보아야 합니다. 건강은 상대 가치이지 절대 가치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보람 있는 삶을 위하여
제가 《환경스페셜》이라는 TV 프로그램을 잘 보는데, 얼마 전에 에베레스트 산에 올라가는 분들의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클린 원정대’라고 산을 청소하러 올라가는 분들입니다.
그분들은 정상에 올라가지는 않습니다. 베이스캠프 있는 곳까지만 가서 쓰레기를 수거해서 내려옵니다. 배낭에 쓰레기를 잔뜩 담아 내려와서 일정한 지점에 가져다 놓는데, 열 명 가까운 인원이 주워온 쓰레기가 2톤을 넘는다고 해요. 버너니 산소통이니 하는 등반 과정에서 생긴 쓰레기들을 전부 주워서 내려오는 것이지요.
고생이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동상에 걸리기도 하고 해발 5,000미터를 넘으면 고산병에 걸리기도 합니다. 내려올 때도 짐을 잔뜩 지고 내려와야 합니다. 6,000미터쯤 올라갔다가 인근 봉우리에서 조난자가 발생했다는 무전이 오니까 다시 내려가더군요. 산을 청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람을 구하는 건 더 중요하다면서요.
해마다 그렇게 ‘클린 원정’을 한다고 합니다. 가만히 있어도 될 것을 죽음을 무릅쓰고 남이 버려놓은 쓰레기를 청소하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원정대 대장이 이렇게 말하더군요. “자신이 그동안 산에 오르면서 저질렀던 일들에 대해 조금이라도 갚아서 마음이 가볍다.”
산이 너무도 괴로워한다는 겁니다. 산에 두고 온 연료나 텐트 같은 것들이 수천 년이 지나도록 썩지 않고 그 자리에 그냥 있으니까요. 그동안 인간들이 산을 정복하면서 저질렀던 악행에 대해 조금이라도 갚는 것이다, 결국 사람도 자연의 일부일 뿐이다, 자연을 지켜야 한다, 그런 말을 해요. 참으로 감동적이었습니다.
의미 있는 일이지 않습니까?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바로 그런 것이지요.
아무리 건강하고 가정이 화목하고 친구와 돈이 있더라도 그것만으로는 무언가 부족하더군요. 알맹이가 빠지면 의미가 없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 알맹이는 바로 보람 있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보람 있는 삶이란 자신을 정갈하게 할 뿐 아니라 자신의 주변까지 맑게 하는 삶이겠지요.
자신이 가장 하고 싶고, 보람을 느끼며, 해야 하는 일을 발견하고서 그 일을 하루 한 가지씩 실행해 나가는 삶을 사는 것은 어떨까요? 건강의 목적은 보람 있는 삶을 사는 것에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