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체험기

빗소리를 들으며

  • 작성자김미애
  • 작성일2015-01-25 23:45:36
  • 조회수1198

 

 

빗방울이 가늘게 떨어진다.

 

보은에 이렇게 겨울비가 내리는 것은 드문 일이다.

왜냐하면 속리산을 끼고 있는 보은은 춥기로 유명한 곳이기 때문이다.

수련장이 위치하고 있는 이곳은 속리산에 가까워 보은 읍내보다 더 춥다.

그래서 이 곳 사람들은 겨우내 눈 속에서 살다시피 한다.

 

그런데 올 겨울에는 벌써 비가 몇 번 왔다.

물론 12월에는 눈도 제법 많이 내렸다.

그 눈이 낮에는 녹았다, 밤에는 얼었다 하며

점점 두께가 얇아져 가고 있는 중이다.

 

겨울에 비가 온다는 건 그만큼 따뜻하다는 말이다.

이곳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이 따뜻해서일까?

 

선계수련을 해 온지 십 수 년.

그동안 마음이 닦일 대로 닦여서

웬만한 일에는 흔들리지 않을 만큼 되었다고 자부해 왔다.

 

그래서인지 평소에는 그다지 흔들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동안거나 하안거처럼 특별수련 기간에는 다르다.

뭔가 크게 흔들릴만한 공부거리가 꼭 생긴다.

 

이러한 공부거리는 그래야만 내가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하늘에서 공부하라고 마련해 주시는 특식이 아닌가 한다.

 

이번 동안거도 마찬가지이다.

동안거가 시작되기 전부터 공부거리가 주어졌다.

허겁지겁 마무리를 하고 돌아서니 또 하나 생긴다.

마음을 다잡고 앉아 기운으로 씻어 내리니 이내 사라진다.

 

역시 특별수련기간 동안의 기운지원은 상당하여

마음만 먹으면 금방 마음이 바뀌고 가라앉는다.

 

아하! 이런 맛에 수련을 하는가 보다.

 

 

처음 수련을 시작할 때는 공부거리들이 얼마나 휘몰아쳐 오는지

거의 매일을 울다시피 하며 지냈다.

내 껍질들이 그만큼 단단하고 억세었기 때문이리라.

 

그러기를 몇 년 여.

하도 껍질들을 두드리고, 깨고 하여

지금은 제법 말랑말랑해진 것 같다.

마치 단단한 얼음이 봄바람에 녹아 얇아진 것처럼

내 껍질들도 많이 얇아진 느낌이다.

 

그래도 아직 없어지지 않은 껍질들은

내가 방심하고 있을 땐 불쑥불쑥 튀어나와 나를 당황하게 만든다.

고 녀석들, 참....

 

그러나 그다지 걱정은 안 된다.

왜냐하면 겨울이 가고 봄이 오면 봄바람에 녹아 사라지는 얼음처럼

언젠가는 단단한 내 껍질들도 선계의 맑은 기운으로

녹아 없어질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오늘도

속리산 산자락에 있는 수련장에서 빗소리를 들으며

수련을 한다.

 

 

 

 

 

 

댓글 7

  • 아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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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론
    • 2015-01-25 23:45

    여유로운 모습이 멋집니다.~

    덩달아 기분이 좋아집니다.~^^

  • 북극성
    • 2015-01-25 23:45

    말랑말랑하신 바다물빛님과 함께 동안거를 할 수 있어서

    전 행복한 사람입니다.^^

    몇 생을 산만큼 껍질도 하나 둘 단단한 나이테처럼 붙었겠지요?

    우주기운으로 껍질을 하나씩 벗겨낼때의 즐거움!

    물론, 떨어져나갈때 비명을 지르기도 하지만

    결국 마음이 비워지고 홀가분해져서

    어디에도 걸리지 않는 대자유의 상태가 되는 것 같습니다.

    대자유, 제가 도달하고 싶은 목표이기도 합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마음에서도 걸리지 않고 공기처럼 가벼우며 

    능력면에서도 어디에서든지 자유자재로 일 할 수 있는 자신감이 있고

    에고를 버려 어떤 상으로 남아있지 않아

    봄비에 눈이 녹듯

    천지자연의 조화에 녹아들어가는 경지.

    ...

    지금은 까마득하지만

    깊은 숨 한 번에 대자유를 만끽해봅니다.^^

     

     

  • 하심이
    • 2015-01-25 23:45




    고 녀석~  녀석들이 사랑스럽기도 귀엽기도...  하하 웃고 말지요~

  • 1둘리
    • 2015-01-25 23:45




    참으로 훌륭하십니다.^^,

    부럽습니다.^^,

  • Suseonjae
    • 2015-01-25 23:45




    하판리에 사시는 바다물빛님...누구신가여?

  • 바다물빛
    • 2015-01-25 23:45

    바다물빛처럼 아름다운 사람요~ㅋㅋ

  • 꽃사과
    • 2015-01-25 23:45




    공기맑은 속리산 자락에서 동안거 수련에 집중하고 계신

    바다물빛님, 수련기를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부럽기도 합니다.


    저도 비를 좋아하는데요,

    집에서라도 고요함 속에서 호흡에 자신을 던지는 시간을

    더 많이 갖도록 하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