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사랑

페스탈로치 가족의 초대

페스탈로치 가족의 초대

저자
문선미

욕쟁이 어린이 환이가 페스탈로치 가족과 함께 환상적인 모험을 하며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 페스탈로치의 교육 사상을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낸 교육 성장 소설이다. 헤드로포스라는 신비로운 별에서의 모험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책소개

욕쟁이 환이는 어려서부터 아픔이 있다. 사랑하는 아빠가 돌아가신 6살 이후로 키가 자라지 않는 것이다. 예쁜 엄마는 걱정이 많고 잔소리가 심하다. 시도 때도 없이 아무에게나 욕을 해대는 환이는 엄마 소형 씨와 잘난 척 대마왕 형을 미워한다. 학교에선 오랑우탄 같은 선생님과 자기를 비웃는 친구들 때문에 힘들고, 좋아하는 해미에게 다가가지 못해 속상하다.

쌀쌀한 봄바람이 불던 어느 날, 그날은 마침 환이의 열두 번째 생일이었는데 가족들은 환이의 생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급기야 환이는 휘이잉 휘이잉 불어대는 바람에 어디론가 날려가고 싶다는 간절한 생각을 한다. 그때 어디선가 문자 하나가 도착한다.

[장환, 열두 번째 생일을 축하한다! 너를 초대하고 싶구나. 페스탈로치 가족으로부터]

처음 듣는 이름. 페스탈로치? 환이는 갸우뚱한다. 순간 날아온 축구공에 머리를 세게 부딪힌 환이는 그 순간 어디론가 날아간다.

환이를 초대한 페스탈로치 가족이 있는 곳은 헤드로포스라는 별. 지구와 달리 아무런 문제가 없는 별이다. 공해도, 범죄도, 먹을 걱정, 입을 걱정, 학교 갈 걱정도 전혀 없는 곳. 그야말로 천국이 따로 없다. 거기다가 상대방의 생각이 그대로 읽히기 때문에 속으로 욕을 할 수도 없고 또 욕을 한다 해도 진짜 미워하는 마음만 아니라면 아무렇지 않아 하는 곳이다.

그렇게 아주 이상한 별에서 환이는 페스탈로치 가족과 함께 모험을 하며 조금씩 외로움에서 벗어나고 치유를 받게 되는데...

저자소개

문선미

이야기를 좋아하는 명상가. 명상을 하면서 경험한 삶의 본질에 대한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대한민국 유명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연구소에 몸담았으나 근원적인 것에 대한 질문이 더 강해 이를 찾는 길을 선택하며 살았다. 지금은 보은, 고흥, 영암 등 명상생태마을과 도시를 오가며 글 쓰고 강의하며 배움의 길을 가고 있다. 한때 대안학교에서 인생수업을 진행하며 아이들과 함께 상상했던 이야기들을 책으로 엮어냈다.
저자의 작품으로 『페스탈로치 가족의 초대』, 『살래마을학교 인선이』, 『하늘이의 랩』이 있다.

목차

1. 바람 부는 날, 사라지고 싶다
2. 초대
3. 만셀리온 광장에서
4. 사라진 크리스탈 구슬
5. 헤드로포스 5개 대표가족의 만남
6. 환이의 고백
7. 에너지 레벨 상승
8. 거미줄 축제
9. 지구로의 귀환
10. 재회

책 속으로

자신을 페스탈로치라고 소개한 그 아저씨 우주인이 들어왔다.

“자, 그동안 우리가 공부한 실력을 보여 줘야지. 모두 만셀리온 광장으로 가자꾸나.”

‘어디를 간다고?’

환이가 다시 물어보려는데, 비트가 순식간에 우주선을 만들어 냈다. 갑작스런 UFO의 등장에 환이는 깜짝 놀랐다.

*

“아니, 지금도 다른 곳에 비해서 많이 진화된 곳이긴 해. 하지만 헤드로포스인들은 더 성숙해지기를 원하고 있어. 우주의 인류들은 대부분 지금 그 상태에 만족하기보다 좀 더 고차원의 존재가 되기 위해 노력하지. 차원이 높아진다는 것은 에너지 레벨이 높아진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진화되었다는 의미이기도 해.”

페스탈로치는 환이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려고 애썼다.
아마 고차원이 될수록 더욱 많은 존재들의 부모가 되는 모양이다.

“하하. 그렇다고 볼 수 있지. 각자가 가진 사랑의 에너지가 어느 정도인지는 금방 자동으로 측정된단다. 그 평균이 헤드로포스의 전체 에너지 레벨을 결정하는 것이고.”

*

환이는 너무나 놀라운 광경을 목격하고 말았다. 지구에서도 마찬가지로 사랑은 유치원에서부터 모든 이들을 행복하게도 갈등하게도 만든다. 지금도 같은 반 윤철이가 영민이를 미워하는 이유는 미영이 때문이고, 미영이가 영민이를 좋아하는 척하는 건 국진이 때문이다. 아, 너무나 복잡하고 신비한 사랑의 굴레여. 환이도 해미를 짝사랑하는 것이 참 너무 부끄럽고 속상했는데…….

이렇게 이들처럼 어떤 기대 없이 상대방을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건 너무 멋진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이것이 진짜 사랑이 아닐까. 모든 부모들도 배워야 하는 진짜 사랑. 그러고 보니 모든 존재를 사랑하는 건 어쩌면 그들의 부모와 같은 마음을 갖게 되는 일인지 모른다.

페스탈로치는 가족들의 성장을 지켜보면서 그저 아무 말 없이 미소 지으며 바라볼 뿐이었다.

*

“아저씨는 자신이 왜 쓸모없는 존재라고 생각하세요?”

“뭐 하나 잘하는 게 없으니까. 난 늘 다른 이들에게 짐이 되는 존재지.”

“그런가요? 그럼 저도 쓸모없는 인간이 맞네요.”

환이의 당돌한 대답에 남자는 놀라는 표정이었다.

“네가 왜?”

“제 별명은 땅껌이에요. 땅에 붙은 껌딱지라는 뜻이죠. 열두 살인데 키는 여섯 살 아이처럼 작고 가족들과 친구들을 미워해서 도통 입을 떼지 않아요. 하지만 속으로는 욕을 하죠. 공부도 못해요. 지구는 특히 공부를 못하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인간이 되어버리기 일쑤죠. 경쟁에서 항상 뒤처지고 살아갈 일이 막막해지니까요. 아마 그래서 전 더 크는 게 두려웠는지 몰라요. 빨리 어른이 되면 혼자 살아가야 하는데 전 그게 너무 무서웠거든요. 아주 어릴 적 아빠가 옆에 있을 때는 멋모르고 든든했는데, 그런 아빠가 너무 일찍 떠나가 버리셨어요. 지금도 어디선가 저를 지켜보고 계시긴 할 텐데, 아마 많이 실망하고 계실 거예요. 그리고 엄마가 있어요. 하지만 별로 저를 사랑하지 않아요. 제가 키가 크지 않는다며 들들 볶았어요. 그게 제 마음대로 되는 것도 아닌데, 있는 그대로 저를 인정해 주지 않았죠. 그래서 너무 화가 나서 욕을 좀 했더니 저를 환자 취급했어요. 너무 잘난 형은 저를 우습게 보죠. 엄마는 늘 저와 형을 비교해요. 친구들도 마찬가지예요. 그러니 저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던 거예요. 제가 하는 말은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거나 저를 상처 내는 말들뿐이니까.”

환이는 하고 싶은 말들을 다 쏟아내고 나니 눈물이 났다. 눈물을 언제 흘려 보았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