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인의 명상 체험

나에게로 돌아온 여정 (선계수련 입문기)

나에게로 돌아온 여정 (선계수련 입문기)

저자
김태형

명상학교의 한 학생이 쓴 명상수련 입문기. 주식으로 전 재산을 잃고 자살 직전까지 갔던 저자는 아찔한 바위산을 오르며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고 히말라야, 네팔, 인도 여행을 하며 몸부림치는데. 명상학교에 입학한 후 내면을 향해 여행을 떠난다.

책소개

누구나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여행을 다녀와도 갈증이 풀리지 않는다면...
우리가 떠나야 할 여행의 목적지가 ‘나’이기 때문은 아닐까?

누구나 꿈꾸는 낯선 세계로의 여행. 상상은 쉽지만,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누구에게나 쉬운 일은 아니다. 이 책의 저자는 건축공무원으로 20년간 근무하다 과감히 사표를 던지고, 꿈꾸던 히말라야 여행을 실행에 옮긴다. 공무원 생활 20년도 길다면 긴 기간이었으나 이 또한 평탄한 시간은 아니었다. 저자의 표현에 의하면 욱하는 불같은 성정 탓에 민원인들과의 갈등, 동료들과의 불화가 다반사였으며, 재건축 현장에서 부딪히는 갖가지 사건으로 인해 회의감이 많았다. 게다가 주식이라는 위험하고도 달콤한 늪에 빠져 비관적인 순간에 직면한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이 모든 상황을 뒤로 한 채 떠난 여행. 몸은 낯선 여행지를 누비지만 마음만은 여전히 과거, 현재, 미래를 넘나들며 갈등을 계속한다. 나는 누구? 여기는 어디? 끝없는 방황 속에서 자신이 놓인 현실에 대한 날 선 성찰이 일어난다.

그리고 문득 머릿속을 관통하는 한 가지 주제. ‘삶은 무엇이며, 죽음은 무엇인가?’

자신에게 유독 여러 번 일어났던 죽음의 체험들이 떠오른다. 건축 현장에서 목격했던 비참한 죽음의 현장들, 자신 또한 물에 빠져 죽음 직전까지 갔었던 순간이 더욱 또렷이 다가오는 것이었다. 삶도 죽음도 무덤덤하기만 했던 그에게 일어난 임사체험은, 고통과 두려움이라기보다 오히려 가볍고, 홀가분하고, 평온한 그 무엇이었다.

그렇게 오랜 시간 죽음이라는 화두를 품었던 저자는, 중독이라도 된 듯 아찔한 바위산을 오르며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며, 주식에 전 재산을 잃고 자살 직전까지 가는 등 스스로를 끊임없이 한계로 몰아넣는 삶을 살아왔다.

권태로운 삶을 극복하고자 몸부림치며 걸어온 극단적인 삶은 어쩌면 그 누구보다 가치 있는 삶을 살려는 열망의 다른 표현이 아니었을까. 그는 자신의 인생을 총정리하고자 히말라야, 네팔, 인도 여행을 떠났으며 그 길 끝에서 명상이라는 종착역을 만났다.

결국 저자가 떠나 온 삶의 여정은 “나에게로 돌아오는 여정”이었다. 자신이 겪은 모든 고난과 경험은 영혼을 풍부하게 해 주는 자양분이자 소중한 기회임을 깨달은 저자는 자신을 찾는 진정한 여행을 시작하게 된다.

이 책은 몸으로 하는 여행, 그리고 마음속에서 자신의 우주 속으로 떠나는 여행 사이의 흥미로운 간극, 다채로운 경험을 잘 살린 여행기, 명상 입문기이다.

그런가 하면 북인도, 네팔, 히말라야, 유럽 등의 이국적 정취와 문화, 여행자의 심상이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여행을 앞둔 독자에게도 유용한 팁을 제공한다.

지극히 현실적인 사고방식을 지녔으되 보이지 않는 명상의 세계에도 관심을 두게 된 저자가 갖는 독특한 시선과 해석은 독자에게 더욱 설득력을 갖는다. 또한 주인공이 처한 갖가지 상황을 요약하여 코믹하고 재치 있게 살려낸 삽화 역시 책을 읽는 즐거움을 한층 높여 줄 것이다.

저자소개

김태형

저자 김태형은 1968년 지리산 자락에서 태어나, 유아기에 서울로 올라와 한강에서 개구리를 잡으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경기대학교 건축공학과 졸업 후 공직과 인연이 닿아 20년간 건축공무원으로 근무하였으며, 2011년부터 명상을 제2의 업으로 삼아 공부 중이다.

반복되는 일상에 대한 환멸로 퇴직 후 히말라야, 인도 등을 돌며 유랑생활을 했으나, 지금은 명상 마을에서 호흡과 함께 마음속 여행을 즐기고 있다. 더 확장된 명상의 세계를 꿈꾸며 새로운 여행, 새로운 만남을 기약하고 있다.

* 그림 : 김승희
그린이 김승희는 1982년 조선대학교 응용미술학과를 졸업하고, 일본에서 디자인을 공부했다. 서울에서 디자인과 무역업을 하며 삶에 부대끼다가 명상을 본격적으로 하고 싶어 귀촌했다. 2007년부터 유기농 원단 의류 ‘누리연의 따뜻한 세상 만들기’를 운영하면서 배워 온 공부를 토대로 생태적인 삶을 살고자 노력하고 있다.

목차

머리말

1. 여정의 시작
- 산행과 인생
- 세련된 인민들
- 짝퉁 시장
- 황산 일출
- 암릉 산행
- ‘알바’ 공무원
- 저승 세계 문턱에서
- 부러진 등산 스틱

2. 북인도, 네팔 트레킹
- 무스탕 트레킹
- 안나푸르나 라운딩 트레킹
-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트레킹
- 말로만 듣던 인도
- 북인도 유람
- 판공초와의 만남
- 스라나가르에서의 천국 여행
- 기대와는 달랐던 타지마할
- 히말라야 사전 관문

3. 히말라야 트레킹
- 드디어, 히말라야
- 사람 잡는 구름
- 고산병과의 사투
-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에서
- 석청
- 얼음 샤워
- 공황장애
- 산소의 맛
- 야크와의 만남
- 납작해진 뱃살

4. 감각으로의 여정
- 가까이 하기엔 먼 알코올
- 개혈
- 주식의 굴레 속에서
- 백일 수련
- 무서운 상기증
- 뜻밖의 기행

5. 뜬금없는 유럽 여행
- 정처 없는 파리 여정
- 반도 국가 스페인
- 안달루시아, 그 뜨거운 태양
- 가슴으로 느껴진 플라멩코
- 아……, 알함브라
- 묘한 매력, 독일
- 우먼 파워, 독일

6. 여행과 명상
- 애증의 프라하
- 위기 상황
- 독특한 기운
- 베를린, 역시 일국의 수도
- 필하모니의 사랑

7. 시골 생활
- 방랑벽
- 시간의 흐름
- 끝없는 검증
- 명상이 무엇이기에

맺음말

책 속으로

20대부터는 전국에 있는 명산으로 활동 무대를 넓혀 나갔고, 산행을 하면서 인생의 밑그림을 그려 나가곤 했는데, 한번은 설악산 대피소에서 만난 노년의 산행객으로부터 의미심장한 얘기를 듣게 되었다. 얼마전에 공직을 은퇴했다면서 내가 근무하게 될 직렬에 대하여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다는 조언이었다.
세월은 쏜살같이 지나가고, 아쉬움 때문이었는지 모르겠지만 40대 중반의 나이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는 내 모습을 바라보게 되었다.
젊은 나이에 시작된 은퇴 생활 역시 산과 더불어 시작되었고, 세상이 좋아진 덕분에 등산 애호가의 로망이라 할 수 있는 히말라야 산행을 떠날 수 있었다.
- <1. 여정의 시작> 중에서


10년간 해외 명산 트레킹을 마치고 나면 어떤 모습으로 서 있게 될 것인지 궁금해졌다. 이제 막 직장을 접고 여행 인생을 시작한 지 며칠 안 되었는데, 10년 후의 모습을 미리 보고 싶어졌다. 그러나 미래의 모습은 선명하게 잡히지 않았다. 신이 아닌 인간이기에 당연한 답답함이었다. 인간은 왜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는 것일까.
모든 망상을 쿨하게 밀쳐내었다. 이런 멋진 명산을 몇 달 동안 마음 놓고 트레킹 한다는 것만으로도 보통의 경우에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나처럼 무작정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들도 거의 없을 것이다. 머리를 텅 비우고 현실을 즐기기로 했다.
- <2. 북인도, 네팔트레킹> 중에서


착해 보이는 포터는 에베레스트가 싫다고 한다. 이 일을 통해서 돈을 벌기 때문에 수시로 산을 오르고는 있지만 자신이 알고 지내던 마을의 친한 셰르파 형들이 많이 죽었다고 한다. 고산 공격대원은 하루 일당이 우리 돈 수십만 원에 달한다는데, 그들 경제관념으로 몇 달치 월급을 하루 만에 버는 셈이다.
목숨을 담보로 한 산행 때문에 많은 셰르파가 죽어 나간 모양이다. 그런데 나도 이곳이 싫어졌다. 엊그제 구름 때문에 길을 잃어 고생한 것도 그렇고, 칼라파타르에 오르면서 기진맥진했던 기억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밤에 잠 못 이루는 고통 때문에 싫어진 것이다.
- <3. 히말라야 트레킹> 중에서


그즈음 경제적 상실감을 치료해 보자는 생각에 집중적으로 여행 서적과 명상 서적들을 친구 삼아 살았다. 독특한 내용의 책들을 읽다 보니 사춘기를 겪던 학창 시절의 누나가 초등학교 저학년이던 나에게 들려주던 ‘삶에 대한 물음’들이 그제야 극단적으로 밀려왔다.
사람은 왜 태어나는 것인지, 죽으면 어디로 가는 것인지, 대관절 우주라는 것이 끝이 있긴 있는 것인지. 인간이란 존재가 뭐하러 태어나서 이렇게 아등바등하면서 살고 있는지. 죽어서 가는 지옥에 대해서는 생각을 안 했다. 살아 있는 현실이 생지옥이고 죽어 버리면 낫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책을 읽다 보니 그것이 아니라고 한다.
- <4. 감각으로의 여정> 중에서


심드렁한 마음으로 민박집에 돌아오니 방학이 끝난 비수기여서인지 손님이 나 말고는 아무도 없다. 잘 되었다 싶어 다음날 새벽 일찍 일어나 바닥에 이부자리를 펼쳐 놓고 모처럼 새벽수련을 진지하게 해 보았다. 호흡이 잘 안 되면 일주일만 머물고 바로 귀국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한국에서 하듯 몸을 정성스레 풀어 주고 자세 명상에 들자, 미약하긴 하지만 느낌이 잡혀 오기 시작한다.
많이 약하긴 하지만 며칠 만에 기운을 맛보고 나니 힘이 생겨난다. 호흡을 배우기 전에는 어떻게 살았었는지 싶었다.
- <5. 뜬금없는 유럽 여행> 중에서


여행하는 이유를 조금이나마 깨닫게 되었다. 왜 큰돈을 투자해 산행을 떠나 고산병으로 고생하고, 밥도 제대로 못 먹으면서 유럽의 돌바닥을 걸어 다니며 생고생을 하는가. 왜 이 지구라는 혹독한 행성에 여행을 와서 이 고생을 하고 있는가.
숭고한 영혼들이 짐승의 본능을 지닌 육체라는 옷을 입고 살아가고 있는 이곳 지구는 고산병 정도와는 비교가 불가한 고난도 여행 코스임이 틀림없다. 언제 이 여행이 끝날지 모르겠지만 자신의 모든 혼을 불어넣어서 연주하고, 노래하고, 지휘하는 모습을 보면서 지구 여행을 제대로 즐기는 여행객의 참모습이 느껴졌다.
- <6. 여행과 명상> 중에서


미련을 못 버리고 마음공부, 채널링, 깨달음 등등 명상과 관련된 책을 수백 권씩 사다가 이 잡듯 읽곤 했는데, 그 많은 책 속에서 독특한 공통분모들이 잡혀 왔다.
육신이라 불리는 지구의 옷을 입고 생명활동을 하고 있는 것보다 더 위대한 기적은 없으며, 지금도 육체의 속박을 체험해 보고 싶어 하는 용감한 영혼들이 지구여행을 오고 싶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소중한 기회를 놓치지 말고, 육신이 있는 지금 이 순간 최선의 삶을 살아 달라는 주문이 중복되어 거론되곤 했다.
- <7. 시골 생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