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살고 잘 죽는 지혜

03 비움과 나눔 실천하기

* 수선재의 명상 선생님인 문화영님이 제자들을 가르치며 하신 말씀을 기록한 글입니다.

비워야 높이 갈 수 있다

죽고 나면 진화의 수준에 따라 선인이나 영체, 기인, 영인이 된다고 말씀드렸는데, 그러한 진화의 수준은 어떻게 결정되는 것일까요? 진화의 수준을 가름하는 잣대는 무엇일까요?

인간의 진화의 수준을 결정하는 잣대는 기운입니다. 선인이나 영체, 기인, 영인들 모두가 기운으로 둘러싸여있기 때문에 우주에서 한 인간의 수준을 평가할 때는 기운의 모습을 보아 결정하지요.

숨길수도 감출수도 없이 있는 그대로 표현되는 것이 기운입니다. 기운의 맑음, 밝음, 따뜻함으로 한 인간의 격이 정해집니다. 기운이 맑고, 밝고, 따뜻하려면 몸이 그래야 하고, 생각이 그래야 하며, 마음이 그래야 하고, 마음이 그렇게 되려면 우주 원래의 상태인 공空의 상태로 되어야 합니다. 진공(眞空)상태인 본성(本性)은 허공(虛空) 속에서만 빛을 발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또한 마음이 비워져야만 기운이 가벼워져서 영이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갈 수 있습니다. 짐이 없을수록 높이, 멀리 갈 수 있으니까요.


물질, 감정, 생각을 비우기

마음을 비우는 순서는 물질을 비우고, 감정을 비우며, 생각을 비우는 것입니다. 인간이 만들어놓은 물질이 몸을 지배하고, 몸이 감정을 지배하며, 감정이 생각을 지배하고, 생각이 마음을 지배하기 때문입니다.

가장 이상적인 물질의 비움은 본래 왔던 상태대로 씨앗인 영(靈) 하나만 가지고 돌아가는 것이며, 감정은 희로애락애오욕을 죽는 순간까지 몽땅 버리고 가는 것이고, 생각의 비움은 본성(本性)으로 회귀한다는 근본 하나만 잊지 않고 돌아가는 것입니다. 목적지는 알아야 여행이 즐거울 수 있으니까요.

물질을 비우는 방법은 지상의 환경에 자신의 것을 하나도 남기지 않는 것입니다. 시신조차도 남기지 말고 화장하여 자연으로 곧바로 돌아가는 것이며, 무덤이나 비석이라고 표현되는 세상에서 가장 흉측한 모양인 죽은 자의 집을 자연과 후손에게 남기지 않는 것입니다.

감정을 비우는 방법은 무지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아무리 공부가 잘 된 인간일지라도 죽을 때까지 놓지 못하는 감정은 두려움과 허무라는 두 가지입니다.

두려움은 사후세계나 우주의 법칙에 대한 무지에서 나오는 것이고, 허무 또한 한번의 삶이 끝이라고 알고 있으므로 유한하고 변화하는 삶에 대한 애착에서 나오는 것이므로 이 또한 무지가 가장 큰 원인이지요.

변한다는 것은 낡은 것을 버리고 새것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이므로 오히려 반가운 일입니다. 죽음 또한 낡고 병든 몸을 버리고 새로운 생을 받는 일이므로 더없이 반가운 일입니다.

인간은 공부를 위해 태어나는 것이고, 지구는 학교라는 것을 인식한다면 자신에게 다가온 모든 것들이 경험을 통하여 자신을 풍부하게 만드는 교재였다는 것을 알고 오히려 기뻐할 것입니다.

‘생’은 태어남이 즐겁고, ‘로’는 자신의 연륜이 쌓여 가므로 즐거우며, ‘병’은 자체의 건강치 못한 부분을 알려줘 고맙고, ‘사’는 살아있는 동안의 결실을 마감할 수 있게 해주니 고마운 것이 아닐는지요. 세상은 온통 즐겁고, 고마운 것들로 가득차 있는 것입니다.

생각을 비우는 방법은 본성의 표현인 선서(仙書, 본성의 메시지)의 상태로 자신을 일체화시키는 것이지요. 매 사안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이 따로 없다는 것처럼 가볍고 편한 것은 없더군요.

비우는 연습이 놀이가 되어 죽는 순간에는 남김없이 비울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빈손으로 왔다가 경험이 축적된 알찬 영이 되어 돌아가니 남는 장사가 아닐는지요.


나누면 더 큰 축복이 온다

비우는 방법에는 버리는 방법과 나누는 방법이 있습니다. 남에게 베푸는 것은 자신의 것을 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비움을 돕는 방편으로 남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자신에게서 비우는 것을 길가에 놓아둔다면 아무 소용이 없을뿐더러 오히려 쓰레기가 되어 자연에게나 타인에게 장애물이 되는 것입니다. 가장 이상적인 비우는 방법은 자신에게서 남아도는 것을 모자라는 분들에게 나누는 것이지요.

그 방법의 하나로 뇌사 시 시신이라도 필요로 하는 분들에게 주고자 하는 것입니다. 살아있는 동안의 장기 기증은 수련이라는 절대 절명의 과제가 있는 수련생의 경우에는 권장될 사항은 아닙니다.

기운은 흐르는 것이므로 주고받음이 원활할 때 유통이 원만해지지요. 물질도 기운이므로 물질을 주고받을 때 흐름이 원만해져서 더욱 풍요로워집니다.

버림과 나눔의 장소로서 믿음이 가는 곳이 있다면 그런 곳을 활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자신이 혼자 해결하는 것보다는 신경이 덜 쓰이는 일입니다. 버리는 일에도 힘이 드니까요.

하늘의 장부에는 대차대조표라는 것이 있어서 그 기록에는 한 치의 오차도 없습니다. 대부분의 인간들의 경우에는 하늘에, 자연에, 인간에, 세상에 빚을 지고 있습니다.

자신에게 남아도는 것뿐 아니라 유용한 것을 아무 거리낌 없이 나누게 될 때 더욱 큰 축복이 내려지더군요. 하늘의 속성은 인간들에게 빚지고는 못 사는 성향이기 때문에 반드시 언젠가는 누구를 통해서든 기하급수로 돌려주시더군요. 좋은 것뿐 아니라 나쁜 것도 그러합니다.

나눔에는 또한 정신적인 것과 물질적인 것이 있습니다. 정신을 나눔에서 명심해야 할 것은 고통을 나눔은 삼가야 하며, 기쁨을 나눔은 많을수록 좋다는 것입니다.

가장 좋은 정신의 나눔은 기쁨의 파장을 배가시키는 것입니다. 물질이나 정신이나 가진 것이 없어 타인과 나눌 것이 없다면 적어도 한숨만은 남과 나누지 않아 죄라도 짓지 않게 되기를 바랍니다.

착한데 어두운 분들이 좋은 곳에 가지 못하는 이유는 그들의 한숨 때문이지요. 한숨은 한 숨이지만 그 무게는 천근만근이랍니다.

『죽음의 두려움에서 벗어나는 법』(수선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