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실패란 없다

01 누구와 사랑할 것인가?

* 수선재의 명상 선생님인 문화영님이 제자들을 가르치며 하신 말씀을 기록한 글입니다.

미혼 남녀가 상대를 선택하는 기준

우리 회원님들이 자각수련(自覺修鍊, 자신에 대해 깨닫는 수련) 숙제 내신 것을 보면 남녀관계에 대해 참 많이 쓰시더군요.

남녀관계란 게 참 드러내어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고, 답변하기도 어려운 문제입니다. 잘못한 일에 대해 쓰신 분도 계시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간 분도 계시더군요. 외도한 얘기는 전혀 안 쓴 분도 계신데 본인은 죄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그랬을 수 있습니다. 어차피 한 번은 짚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이니만큼 차근차근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미혼 남녀가 상대방을 선택하는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이 자신의 진화에 도움이 되느냐 안 되느냐 하는 것입니다. 상대를 고를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상대가 나를 진화시키는 사람인가, 아니면 퇴화시키는 사람인가?’가 되어야 합니다.

상대가 나보다 월등하게 훌륭한 게 좋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둘의 수준이 비슷한 것이 좋습니다. 영적인 조건뿐 아니라 기적인 조건, 사회 통념상의 조건, 자라온 환경이나 상식 수준 등이 너무 차이가 나면 안 됩니다.

주변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만남이나 부모가 결사적으로 반대하는 만남은 다 이유가 있습니다. 물론 자식이라 해서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는 것은 부모의 잘못이지요. 대개 자식을 소유물이라고 생각해서 고유의 영역을 인정치 않는 것인데, 그래도 반대하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그러니 왜 반대하는지 이유를 발견하고, 그 이유가 공부에 도움이 되는지 안 되는지 생각해 보십시오. 무조건 부모 의견을 따르라는 게 아니라 참고를 하시라는 말씀입니다.

둘째, 흔들림을 주는 상대여서는 안 됩니다. 만남으로 인해 흔들림, 스트레스를 주는 상대가 있습니다. 상당히 매력은 있는데 굉장히 피곤하게 합니다. 나를 흔들다 못해 아예 뿌리째 뽑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렇듯 자꾸 불편하게 하는 상대는 안 됩니다. 비록 밋밋하고 못생기고 매력이 없을지라도 흔들리지 않고 고정되어 있는 사람, 변함없는 사람이 좋습니다.

셋째, 만남을 서두르지 마십시오. 명상하시는 분들은 하루하루가 다르게 발전을 합니다. 가끔은 퇴보하거나 정체되는 분도 계시지만, 대개는 빠르게 발전하시기 때문에 상대와의 시각 차이가 굉장히 커집니다. 전에는 엇비슷했더라도 1년 정도 지나면 전혀 상대가 안 되는 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젓가락 두 개가 짝이 맞아야 하는데, 하나는 길고 하나는 너무 짧아서 도저히 음식을 집을 수 없는 상태가 되는 것이지요.

그리고 남녀 간의 만남이라는 것이 기운 소모가 엄청난 일이기 때문에 명상에 방해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성관계를 통해 기운이 새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서로 맞추어 가는 과정에서 소모되는 에너지가 만만치 않습니다.

그러니 이제 막 명상에 드셨다면 이성과의 만남을 당분간 보류하시면 어떨까요? 명상을 어느 정도 하셔서 손기(損氣)되지 않을 수 있을 때 다시 만나도 늦지 않으실 것입니다.


기적으로 판단해 보라

기적인 측면에서 판단해 보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기운이란 상대방과 자신이 기운의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 것이며, 조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일시적으로는 좋은 것으로 느껴도 장기적으로는 결과가 좋지 않습니다. 기적으로 적합하지 않은 상대와 계속 사귈 경우 건강상의 애로를 겪을 수 있으며, 그런 상대와 결혼할 경우 결혼 후 지속적으로 에너지가 부족한 현상을 겪을 수 있습니다.

자신과 기적으로 맞지 않는 상대와 만나면 힘이 빠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가령 내가 화기火氣가 많은데 상대도 화기가 많으면 서로 불나는 상태가 됩니다. 가장 좋은 경우는 나에게 부족한 기운을 상대가 많이 가지고 있고, 나에게 남아도는 기운이 상대에게는 부족한 경우입니다.

간단하게 오링 테스트를 해서 알아볼 수도 있습니다. 마음속으로 상대를 떠올리면서 오링 테스트를 해보십시오. 손가락에 힘이 주어지면 나에게 기운을 주는 사람이고, 그렇지 않으면 기운을 빼는 사람입니다.

상대가 자신보다 탁한지 맑은지도 중요한 기준입니다. 명상이 진전되어 기적인 감각인 예민해진 상태에서는 만났을 때 상대가 자신보다 탁하면 억만금을 줘도 그 사람이 싫습니다. 반면 감각이 예민하지 않은 상태일 때는 본능적인 욕정에 따라 움직이게 됩니다. 상대가 자신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데도 그런 감정을 느끼는 것이지요. 술집 같은 곳에 가면 탁한 사람들을 보고도 욕정을 많이 느끼잖습니까?

기적인 능력이 탁월해지면 그런 것들을 분별할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자신보다 탁한 상대와 관계를 가지면 기분이 언짢아집니다. 관계를 갖지 않은 것만 못한 결과가 되는 것입니다.


참 인연은 그저 그렇다고 생각하는 정도

남녀관계는 맺고 끊음이 분명해야 합니다. 명상에 든 이상 상대를 기적(氣的)으로 판단하고 난 후에 영적(靈的)으로 판단해야 하며, 그 후엔 심적(心的)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우선 기적으로 인연이 아니면 영적으로나 심적으로 인연이 될 수가 없습니다.

기적으로 ‘예’, '아니오'는 만나는 순간 판명되는데, 일단 싫으면 아닌 것입니다. 참 인연은 그저 그렇다고 생각하는 정도에 있습니다. 첫인상에 그저 그렇다는 것은 오래 갈 수 있고 서로 지치지 않을 수 있는 기준이 되기 때문입니다.

보자마자 너무 마음에 드는 것도 역시 마음에 안 드는 것과 대동소이한 것으로서, 기적으로 일치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저 그래서 별 감응이 없는 상대가 인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천생배필은 격정적으로 다가오는 인연이 아니라 부드럽게 다가오는 인연입니다.

『사랑의 상처를 달래는 법』(수선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