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사랑하세요

02 해법은 내 안에 있다

* 수선재의 명상 선생님인 문화영님이 제자들을 가르치며 하신 말씀을 기록한 글입니다.

명상이란 자신에게서 찾는 것

남녀 간의 사랑은 그 속성상 나누고자 하는 마음입니다. 공통된 생각이나 취향을 나누고자 하며, 그러기 위해서 자꾸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고 표현합니다. 상대방에 대해서도 그렇게 알려고 하고요. 그러면서 공유하는 부분을 넓혀가는 것입니다.

반면, 명상은 모든 해법을 자기 자신에게서 찾는 것입니다. 누군가 상대를 필요로 했던 부분을 혼자 해결하는 것입니다. 내 안에서 찾을수록 더 많은 방법이 나옵니다. 안으로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명상이며, 그러한 과정을 통해서 홀로 서는 것입니다.

그러니 혼자 노는 방법을 자꾸 찾아야 합니다. 혼자 있는 시간을 못 견뎌하는 마음,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서 얘기하고 싶은 마음을 혼자 해결하는 쪽으로 돌려야 합니다. 마음이 심란해지면 명상을 하면 되는 것입니다.

제가 남녀 간의 사랑에 신중하라고 말씀드리는 것은, 그것이 죄이거나 금지사항이어서가 아니라 방법이 좋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내 안에서 찾는 방법이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불필요한 만남도 자제하라고 말씀드리는데, 하물며 남녀 간의 아슬아슬한 만남은 더 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기운을 뜨게 하지, 마음을 불안정하게 만들지, 전혀 다른 길로 가게 합니다.

인간이라면 정서적으로 홀로 설 수 있어야 합니다. 만남도 그렇게 홀로 설 수 있는 사람들이 만나야 아름다울 수 있습니다.


자신을 지배하는 감정 찾기

자신을 지배하는 감정이 무엇인지 찾아내 보십시오. 사람을 지배하는 감정은 몇 가지 안 됩니다. 불타는 질투심이나 분노에 사로잡혀 있다든가, 슬픔에 가득 차있다든가, 한 맺힌 게 많다든가 하는 것들입니다. 자기를 자꾸 관하다 보면 어떤 감정에 사로잡혀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기적인 눈으로 보면 그 사람을 지배하는 감정이 기색(氣色)으로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기색이 미색이면 아주 평화로운 것입니다.

지배하는 감정이 무엇인지 알아냈다면 그다음은 원인을 찾아내 보십시오. 부모님으로부터 제대로 사랑받지 못한 게 원인일 수 있습니다. 누군가를 위해 희생하고 있다는 생각 때문에 원망에 사로잡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알고 보면 다 자신을 위해서 하는 일들인데요.

자신을 지배하는 감정을 강하게 뿌리쳐야 합니다. 예를 들어 실연했다 하면 밤낮 그것을 생각하지 않습니까? 실연한 것에 대해 한없이 상실감, 패배감, 왜소감을 되씹는데 그러지 말고 강하게 뿌리치십시오. 감정에서 벗어나면 더 이상 외부의 것들이 자신을 지배할 수 없습니다.


사랑의 옷을 입은 악마

자신을 빼앗아 가는 에너지가 있다면 반드시 싸워서 이겨야 합니다. 그런 것은 ‘사랑의 옷을 입은 악마’입니다. 인간적인 사랑을 하지 말라는 것은 가장 중요한 것을 빼앗아 가기 때문입니다. 그걸 바라보면서 벗어날 수 있어야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으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하면 왜소해집니다. 그래서 사랑이 ‘마(魔)’라고 하는 것입니다. 까미유 끌로델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유명한 조각을 한 로댕의 연인이자 프랑스인 조각가인 까미유 끌로델 ― 어쩌면 로댕보다도 더 재능 있다고 평가되던 미모의 그녀는 로댕이 다른 여자를 평생 가까이하며 양손에 떡을 쥐고 놓지 않자, 자신을 추스르지 못하고 정신병원에서 40여 년을 지내다가 아주 비참하게 생을 마감했습니다. 사랑의 좌절감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지요.

마리아 칼라스라는 이태리의 소프라노 가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신이 내린 목소리로 한 시대를 멋지게 풍미하던 그녀가, 연인이었던 오나시스가 재클린과 결혼하자 형편없이 무너졌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하루에 열 시간씩 연습을 하며 자신을 단련했다는 그녀도 사랑 앞에서는 연약하기 짝이 없었나 봅니다.


지팡이를 버리고 바로 가라

왜 여자들은 그렇게 사랑 때문에 불행해지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지팡이를 짚고 가려는 속성 때문에 그런가 봅니다. ‘남자’라는 지팡이에 의존하려는 속성 때문에 불행해지는 것이지요.

명상을 하시는 여자 분들은 ‘􀀀’으로 바로 가십시오. 사랑을 통해 가지 마시고 ‘􀀀’으로, 팔문원(八門圓, 우주 본체를 형상화한 문양)으로 바로 가십시오. 제가 좀 못된 선생이라면 아마 저를 통해서 가라고 얘기했을 겁니다. 도道선생들이 대개 자기를 통해서 가라고 하지 않습니까? 단단히 대리자 역할을 하려고 하지요. 마음이 불편할 때나 기운을 받고자 할 때는 자기를 떠올리라고 합니다.

하지만 누구를 통해서 가는 것은 하다못해 선생을 통해서 가는 것이라 할지라도 좋지 않은 것입니다. 직접 가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누구를 통해서 가면 마지막 순간에는 그 사람을 버리는 공부를 또 해야 합니다.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여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부처를 통해서 가면 나중에는 부처를 버려야 한다는 뜻입니다.

흔히 재림주연(然)하는 신흥 종교의 교주들은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를 통하지 않고는 갈 수 없다”는 식으로 자기를 통해서 가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우리 명상은 그 어느 누구도 통하지 않고 직접 가는 길입니다. 그러니 누구를 통해서 가지 마시고, 팔문원을 통해서 직접 가십시오.

그리고 남자 분들은 자신의 상대가 되는 여자가 있다면, 길을 막지 말고 비켜주십시오. 남자들은 지배적인 속성이 있어서 알면서도 “나를 통해서 가라”고 하고 싶어 하더군요. 그럴 때는 여자들이 비키라고 하십시오.

그런데 누군가로부터 벗어나려면 기운이 세져야 하더군요. 까미유 끌로델이 왜 그렇게 됐는가 하면 로댕의 기운이 셌기 때문입니다. 항상 기운이 센 사람이 약한 사람을 휘두르게 마련이니까요. 기운이 세지는 방법은 호흡을 통한 축기(蓄氣, 단전에 기운을 쌓는 것)입니다.


마음의 아픔을 치료하는 방법

마음이 아플 때는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요? 몸이 아픈 것은 침을 맞거나 약을 먹거나 치료를 받으면 되지만, 마음이 아픈 것은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요?

첫 번째 방법은 마음의 상처를 작은 것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대개 보면 큰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감당이 안 되는 것이지요. ‘내가 받은 마음의 상처가 너무나 크다’ 하시는 분들을 보면 권투선수가 정면으로 크게 한 방을 맞아 쓰러진 것 같더군요. 아파하면서 일어나지를 못합니다. 그런데 그걸 작게 생각해 보세요.

자신이 받은 상처가 왜 그렇게 크게 느껴지는가 하면, ‘나만 받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다 무난하고 편안하고 행복한데 나만 이런 고통을 받는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지구에 태어난 인간은 다 그런 상처를 받게 마련입니다. 그러니 나만 받는 게 아니고 옆 사람도 받는다, 그런 생각을 해보세요.

신문에 나는 엄청난 일들에 비하면 사실 자신이 받은 상처는 작은 일입니다. 만약 자신이 받은 상처를 글로 써서 신문기자에게 보내면 그걸 신문에 싣는 기자는 한 명도 없을 겁니다. “내가 이렇게 엄청난 수모를 당하고 상처를 받았으니까 대서특필해 주시오” 해봤자 그냥 쓰레기통에 버릴 겁니다. 그만큼 작은 일이라는 얘기지요.

남편이 바람을 피운 걸 알고서 죽겠다고 하는 친구가 있기에 “바람 안 핀 남편 있기가 어디 쉽겠어? 너무 늦게 알았을 뿐이지”라고 말해줬습니다. 자기만 당했다고 생각하는데 인간은 누구나 당하는 것입니다.

상처가 크게 느껴지는 다른 한 가지 이유는, 지금의 내 슬픔이 영원히 변치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잊힙니다. “내가 그때 왜 그랬지?” 하는 때가옵니다. 아무리 죽을 것 같았던 일도 시간이 지나면 하찮게 여겨지는 것이지요.

올해 여름에 유난히 비가 많이 오고 괴로웠잖습니까? 그런 날씨가 영원히 계속될 것 같았지만 가을이 되니까 또 얼마나 좋아졌습니까? 변하는 것이 하늘의 섭리입니다. 우주에 가면 변하지 않지만 하늘단계에서는 계절마다 변하고 하루에도 몇 번씩 변합니다. 아침이 가면 또 저녁이 옵니다. 그렇게 변한다고 생각하면 가벼워지실 겁니다.

두 번째 방법은 들어가서 허우적거리지 말고 살짝 빠져나와서 바라보는 것입니다. 자신과 똑같은 등신(等身)을 앞에 앉히고 바라보세요. 왜 내가 아파하는가? 이렇게 된 원인이 무엇인가? 들어가 있을 때는 거기에 엉켜서 모르는데 떨어져서 바라보면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원인이 보입니다.

더 경지가 높아지면 앞에 앉힐 필요도 없이 손바닥 위에 올려놓으면 됩니다. 부처님 손바닥 위에 올려놓듯이, 자신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바라보는 것이지요. 손바닥 위에 아파하는 자신을 올려놓으면 아주 작게 느껴집니다. 앞에 앉아있을때만 해도 넘지 못할 산처럼 크게 느껴질 수 있는데 손바닥 위에 올려놓으면 아주 작게 느껴집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조절할 수 있는 재료로 변합니다. 이렇게 하면 아픔의 원인이 밝혀지고 점점 작게 보이게 될 겁니다.

세 번째 방법은 거기에서 교훈을 얻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다가오는 모든 일들은 경험을 얻어 풍부해지고 자신의 역사를 만드는 것 외에는 다른 의미가 없습니다. 그러니 그 일에서 경험과 배움을 얻었다면 그냥 마음의 주머니에 넣으세요.

그 일은 현재가 아닌 과거의 일입니다. 내가 얻을 것을 얻었다면 그다음에는 이미 지나간 일입니다. 그냥 경험으로 생각하면 되는 것입니다. 현재의 자신을 좌지우지하지 않도록 창고나 주머니에 넣어버리세요.

이렇게 세 가지 과정을 거치면 마음의 상처가 치유됩니다. 만약 다른 상처를 또 받게 되면 다시 이런 방법으로 치유하십시오. 그러다보면 단련이 되어서 나중에는 어떤 상처를 받아도 아무렇지 않게 될 것입니다. 살짝 아프고 맙니다. 아무는 속도도 빠를 것이고요.

『사랑의 상처를 달래는 법』(수선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