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는 나의 선생님

03 서로를 축복해주는 이혼

* 수선재의 명상 선생님인 문화영님이 제자들을 가르치며 하신 말씀을 기록한 글입니다.

이혼의 기준

우리나라의 법윤리는 이혼을 금하는 쪽으로 많이 기울어져 있습니다. 법으로 정해진 이혼 조건이 있는데, 도저히 이혼을 못 하겠다 싶을 정도로 까다롭습니다.

저는 이혼 그 자체가 나쁘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처음 결혼할 때는 안목이 많이 부족해서 배우자를 선택할 때 실수하기 쉽고, 또 우리 사회에서는 부모가 맺어준 쌍이 많아서 아무리 살아 보려고 해도 안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혼이 허락되는 가장 첫 번째 이유는 상대방이 패륜, 인간 이하일 때입니다. 인간은 존엄해야 합니다. 부부간에도 서로의 존엄성을 지켜줘야 합니다. 그런데 배우자를 하시하고, 적대하고, 때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상대방을 인간으로서 존중하지 않는다는 얘기입니다. 자기 소유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행동이 나오는 것입니다. 그런 배우자일 때는 이혼이 됩니다. 금생에는 구제가 불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에 양해가 됩니다.

그런데 아주 힘든 상대를 만나 어떻게든 결혼생활을 해야 하는 숙제를 가지고 태어난 사람이 있습니다. “금생에는 적수를 만나서 끝끝내 살아 봐라” 하는 숙제를 받아 나온 경우입니다. 그런 분은 어떻게든 살아내야 합니다.

사람에 따라 정상참작이 되기도 합니다. “그만큼 했으면 됐다” 하는 경우가 있고, “끝끝내 더 해야 한다”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상황을 판단해 보라

결혼이 파경에 이른 경우를 보면 대개 본인의 잘못도 굉장히 많습니다. 그런데 꼭 본인의 잘못이 많다고만 볼 수는 없는 것이, 더러 너무 극악한 상대를 만났을 수 있습니다. 그럴 때는 또 그런 상황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그러니까 우선 본인이 상황 판단을 잘 해야 합니다. 왜 이렇게 됐는가? 내 잘못인가? 상대방이 너무 이상한가? 내 잘못과 상대방의 잘못이 둘 다 있다 할지라도 이혼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상대방이 내가 진정 하고 싶어 하는 일을 너무나 극렬하게 반대하는 경우입니다. 그럴 때는 또 판단해봐야 합니다.

내가 저 사람 때문에 그 일을 그만둘 만큼 저 사람이 중요한 사람인가? 나의 진화를 저 사람과 맞바꿀 수 있는가? 판단해서 아니다 싶으면 과감하게 그 상황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내 힘으로는 도저히 저 사람을 어찌할 수 없다’ 하면 상황을 바꿔야 하는 것입니다. 금생에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속적인 노력에는 당해낼 게 없다”는 말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해보았는데도 도저히 안 되는 상대라면 또 벗어나야 합니다.


관계를 정리하는 판단 기준

부부관계나 부모자식 관계 등 가까운 인간관계가 너무 괴로울 때는 다음 세 가지 판단 기준을 따르십시오.

첫째, 내가 그 사람을 사랑하는가?
둘째, 내가 그 사람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가치 있는 일인가?
셋째, 내가 그 사람에게서 존중받고 있는가?

세 가지 조건에 다 해당하지 않는다면 정리를 하십시오. 부부간에도 이 세 가지가 다 해당하지 않는다면 관계를 유지할 가치가 없습니다. 배우자 때문에 내가 너무나 괴로움을 받는데, 내가 그 사람을 사랑하지도 않고, 그 사람보다는 딴 일을 위해 노력하는 게 더 가치 있다고 여겨지고, 내가 그 사람에게서 인간적으로 대우받고 있지도 못하다면 일고의 가치도 두지 말고 관계를 정리하십시오. 꼭 별거나 이혼을 하라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끊으라는 것입니다.

『사랑의 상처를 달래는 법』(수선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