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를 다스리는 지혜

02 마음을 정리하는 습관

* 수선재의 명상 선생님인 문화영님이 제자들을 가르치며 하신 말씀을 기록한 글입니다.

매일 자신을 정돈하기

맑은 냇물을 보면 기분이 좋습니다. 들여다보기만 해도 좋습니다. 흐린 물을 보면 괜히 언짢아지고요.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맑으냐 흐리냐에 따라서 만나면 괜히 기분 좋은 사람이 있고, 또 괜히 기분 나쁜 사람이 있습니다.

맑고 선명한 사람은 늘 자기 생각을 정리하는 사람입니다. 일기를 쓰든 명상을 통해서든 그날그날의 생각을 정리합니다. 그렇게 정리하면 정리된 상태에서 자게 되지요. 그러면 늘 마음이 맑습니다. 항상 정리하는 사람은 마음이 늘 맑을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선명하지 않은 사람은 왜 그런가 하면 정리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남들이 볼 때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고 뭔가 삐쳐 있는 것 같습니다. 본인도 자기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를 정도로 늘 생각이 뒤죽박죽 엉켜 있습니다. 그런 정리되지 않은 상태가 계속 쌓여갑니다.

명상이란 그런 것들을 정돈하는 일입니다. 가구 같은 것만 정돈하는 게 아닙니다. 해결되지 않은 부분을 정리하면서 자기 자신을 정돈해야 합니다.

그날 당장 정리가 안 되는 일은 일단 미뤄두는데 방법은 주머니를 두 개 만드는 것입니다. 한 쪽에는 사회생활하면서 미결 상태인 일을 넣어두고, 다른 한 쪽에는 가정에서의 일을 넣어두십시오. 나중에 결재할 서류처럼 그렇게 넣어두는 것이지요. 완결 사항, 미결 사항, 추진 중 사항을 구분해 놓고요.

명상하시는 분들은 그렇게 그날그날 나름대로 정리를 하고 주무셔야 합니다. 마음에 품지 말고 편하게 잠자리에 드십시오. 미결된 사항은 주머니가 알아서 처리하도록 하면 마음이 깨끗할 수 있습니다. 머리에 담고, 가슴에 담고, 뒤통수에 담고, 이런 식으로 몸 안에 지니고 있으면 정리가 안 됩니다. 몸 밖에 있는 주머니가 알아서 하도록 주머니에 넣고 닫아 놓으십시오.

그렇게 하면 마음이 정리가 됩니다. 정리가 되면 당연히 맑아집니다. 주변 사람도 함께 맑아집니다. 본인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이면 주변 사람도 영향을 받고요. 그러니 항상 정리하는 습관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하루 한 가지씩 해결하기

하루에 한 가지씩 해결하십시오.

방치했다가 날 잡아서 한꺼번에 하고 그러면 스트레스가 쌓일 수밖에 없습니다. 방 정리하는 것도 하루에 하나요? 오늘은 여기서부터 여기까지, 내일은 여기서부터 여기까지, 이런 식으로 하는 거지요. 서류도 그렇게 매일 한 가지씩 하면 정리가 잘될 겁니다.

환경이 지저분하면 당연히 마음도 지저분하고 머리도 아픕니다. 깨끗하게 정리하고 하루에 한 가지씩만 해결하십시오. 아침에 일어나서 ‘오늘 뭘 할까?’ 하면 떠오르는 생각이 있을 겁니다. 그걸 한 가지씩만 하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누구를 만나야겠다 하면 만나는 일을 하고, 장을 봐야겠다 하면 장 보는 일을 하고, 김치 담가야겠다 하면 김치 담그는 일을 하고, 이렇게 한 가지씩 해야 합니다.

어느 날 기분이 좋다고 다 했다가, 그 다음에 내팽개치고 그러면 당연히 질서가 없고 머리가 아픕니다. 옆 사람까지 덩달아 스트레스가 생깁니다. 정신없는 건 전염되는 것이거든요.

‘하루 한 가지’가 얼마나 중요하고 무서운가 하면, 평론하는 분 중에 저서가 수백권 되는 분이 계십니다. 그렇게 엄청나게 글을 많이 쓰시는 분이 또 없습니다. 남의 작품을 읽고 평론을 쓴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어떻게 그렇게 많은 책을 쓸 수 있습니까?” 하고 누가 물었더니 자기는 매일 20매를 쓴답니다. 더 써도 병나고 덜 써도 병난답니다. 더 쓰면 리듬이 깨져서 병나고, 덜 쓰면 '내일 더 써야 하는데' 하는 스트레스 때문에 병나기 때문에 매일 20매씩만 쓴답니다.

하루에 원고지 20매씩 쓰면 한 달이면 600매입니다. 두 달이면 1,200매입니다. 그 정도면 책 한 권이 나옵니다. 두 달에 책 한 권이면 일 년이면 여섯 권이 나옵니다. 간단한 일 같은데 그렇게 하면 작품이 계속 나오면서 성취가 되는 것입니다.

글 쓰는 분들을 보면 스타일이 가지가지인데 오늘은 글이 좀 잘 써진다고 신나서 100매 쓰고, 내일은 어깨 아프고 눈 아파서 안 쓰고 쉬고, 이러면 안 됩니다. 단정하게 생활하면서 꾸준히 써야 합니다. 계속 같은 톤으로만 해도 충분히 성취가 됩니다.

그리고 주변 정리는 꼭 하루에 한 가지씩만 하시기 바랍니다. 두 개만 해도 벌써 벅찹니다. 기존에 하던 일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살림하고 밥 먹고 하는 일상사에 덧붙여서 하루에 한 가지씩만 하셔도 한 달이면 30가지가 해결 납니다. 그렇게 생활하면 스트레스 안 받고 편하고 즐겁게 살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가 쌓이는 것은 몰아서 하기 때문입니다.


내 마음에 맺힌 걸 먼저 풀어야

다른 사람과 언짢은 일이 생기면 그걸 풀어야 합니다. 감정적인 문제를 계속 품고 있으면 안 됩니다.

말 한마디에 맺혀서 그 사람 생각만 하면 불쾌하고 밥맛이 떨어지는데 두 사람이 만나서 얘기하면 금방 풀어질 수 있는 일입니다. 별일 아닌데 그걸 안 해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오해가 생깁니다. 상대방은 아무 뜻 없이 얘기했을 수도 있고, 길 가다 못 본 척한 것도 눈이 나빠서 못 봤을 수도 있는데, 그게 맺혀 있습니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그때그때 해결을 보고 넘어가는 게 좋습니다. 푸는 방법은 당사자끼리 주거니 받거니 해서 갚는 수가 있고, 그 사람하고는 계산을 안 했지만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거나 다른 방법으로 인류에 기여해서 상쇄하는 수가 있는데, 다른 쪽으로 기여해서 푸는 것보다는 상대방하고 해결을 보는 게 훨씬 빠릅니다. 그게 짐을 더는 일입니다. 간단하게 해결할 일을 크게 만들지 마시기 바랍니다.

한꺼번에 하려고 하지 말고 떠오르는 대로 하나씩 하십시오. 명상을 하다 보면 계속 떠오를 겁니다. 과거에 맺혔던 일들이 사소한 것들까지 다 떠오릅니다. 사실은 별거 아닌 일들이 맺혀 있는 것이거든요.

떠오르는 대로 푸십시오. 어젯밤 꿈에 누가 나와서 생각이 났다면, 그 사람에게 잘 있냐고 전화하면서 푼다든가 하면서 하나하나 풀어나가는 겁니다.

사과하는 것만큼 좋은 일이 없습니다. 당사자가 없으면 혼자서라도 ‘참 미안했다, 잘못했다’ 하고 사과해 보십시오. 계속 미안한 마음을 먹고 있으면 파장이 전달돼서 상대방에게 전화가 옵니다. 저는 그런 경우가 참 많았습니다. 제가 마음먹었던 게 전달이 되더군요. “그때 무슨 일이 있었는데 풀자” 하고 전화가 옵니다. 그러니 마음만 먹어도 되는 것입니다.

항상 맺힌 것은 내 마음에 맺힌 것입니다. 내 마음에 맺힌 것이 상대방에게 전달이 되는 것입니다. 내가 풀면 상대방은 저절로 풀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