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를 다스리는 지혜

03 화의 원인 찾기

* 수선재의 명상 선생님인 문화영님이 제자들을 가르치며 하신 말씀을 기록한 글입니다.

왜 화가 나는가?

화가 나면 왜 화가 나는지 자꾸 들어가야 합니다. 대개 보면 별거 아닌 것 때문에 화가 나있는 경우가 많은데 일단 별거 아닌 그 원인을 찾아내시고, 별거 아닌데 왜 내가 만날 경기(驚氣)를 하는지 그 이유를 또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찾아보면 경기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뭘 자꾸 건드려서 그러는 것입니다. 사람마다 아킬레스건이라고 할 만한 부분이 있잖습니까? 그걸 건드리기 때문에 자꾸 자극받는 건데 찾아내서 문제를 해결하시기 바랍니다.

다른 건 다 참아도 자존심 건드리는 건 절대 못 참는다, 이런 분도 있더군요. 그런데 자존심이란 내가 나 자신을 볼 때 괜찮으면 자존심이 되는 것입니다. 남이 나를 인정하거나 무시하는 것에 영향을 받는다면 그 자체가 자존심이 부족한 것입니다.

한번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십시오. 내가 나 자신을 생각할 때 괜찮은가? 나는 내가 생각해도 참 괜찮은 놈이다, 이렇게 생각할 수만 있다면 남이 뭐라고 하든 상관이 없습니다. 반면 내가 나를 생각할 때 뭔가 꿀리고, 만족을 못하고, 시원치 않으면 누가 뭐라 하면 그게 딱 걸립니다.

왜 남이 나를 알아주고 세워주기를 바라십니까? 자기 자신을 너무 높이 띄우고 있지는 않나요? 아니면 너무 비하시켜서 반작용으로 그러는 것 아닌가요? 우월감이 많은 사람은 열등감이 많은 사람이다, 그런 말이 있더군요. 극과 극은 통한다고도 합니다.

아무렇게나 하고 다닐 수 있는 사람, 남의 시선에 개의치 않고 누더기라도 입을 수 있는 사람은 자신만만해서 그러는 것입니다. 옷도 잘 입어야 하고, 그럴듯하게 보여야 하고……, 이런 사람은 뭔가 켕기는 면이 있어서 그러는 것이고요.

흥선대원군은 자신의 큰 뜻을 위해 상갓집 개 노릇을 즐거이 했습니다. 김시습 선인은 벼슬에 나가지 않기 위해 미친척하며 일부러 똥통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자기 자신을 생각할 때 아무 거리낌이 없으니까 그런 행동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추구하는 게 다른 데 있으니까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이고요.

남이 나를 어떻게 대하든, 아줌마라고 하든 여사라고 하든 선생님이라고 하든 개의치 않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데 계속 걸린다면 왜 그런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상대방을 교육시킬 목적이 아니라면, 내가 권위를 지켜야겠다는 목적이 아니라면 그런 데 민감할 필요도 없지 않습니까? 이렇게 부르든 저렇게 부르든 아무렇지 않아야 합니다.


인정해 버리면 된다

인간관계에서 상처를 주고받는 걸 보면 대개 아무것도 아닌 일로 그러는 것이더군요. 자기를 안 알아줘서 섭섭하고, 오해가 생겨서 섭섭하고, 그런 정도지 죽을 죄를 지어서 섭섭한 건 아니잖습니까?

누가 뭐라고 해서 마음이 아파서 울고불고 난리를 쳤다? 왜 그런가 한번 따져 보십시오. 가만히 생각해 보면 내 약점을 건드렸거나, 몰라줬거나, 오해했거나, 세가지 정도입니다.

약점 좀 건드리면 어떻습니까? 사실이 아닌 것도 아니잖습니까? 사실인 걸 조금 건드렸는데 왜 그렇게 난리인가? 생각해 보면 간단합니다. 맺힐 것도 없이 그냥 인정해 버리면 됩니다. “그래 맞아, 난 그런 사람이야”하고 인정해 버리면 되는 것입니다. 그럼 지지고 볶고 할 일이 없습니다.

나를 몰라줬거나 오해했을 때도 마찬가지이지요.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인데 당신이 잘 모르고 있다”라고 알려주면 됩니다. 그러면 깨끗이 끝날 일입니다.


주변 사람이 못마땅한 이유

끊임없이 주변 사람들을 못마땅해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데 남이 못마땅하다는 것은 알고 보면 자기 자신이 못마땅하다는 것이지요. 내가 나 자신을 볼 때 마땅치 않기 때문에 계속 타인에게 눈을 돌려서 마땅치가 않은 것입니다. 맘에 안 들고 못마땅한 것을 근본적으로 캐 들어가면 내가 나 자신에게 만족하지 못하는 게 있습니다.

매사 삐딱하고 파괴적인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스스로 자신에게 만족하지 못하니까 정치, 종교, 사회, 회사 등에 핑계를 대는 것입니다. 그 근원은 자기 자신에 대한 불만족입니다.

자기 자신에게 만족하는 사람은 남에게도 너그럽습니다. 남에게 취할 것이 없기 때문에 그냥 봐줄 수 있습니다. 남에게 계속 꼬투리를 잡는다는 것은 내가 시원치 않은 것을 남한테 핑계 잡는 것입니다.

자신에게 만족하는 사람은 남에게 바라는 바가 없습니다. 기대하는 바가 없기에 불만도 없습니다. 내가 나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타인에게 기대하는 바가 많은 법이고요. 허나 기대하는 만큼 실망이 돌아오기 마련이지요.

항상 자신은 자신이 만족시키면 되는 것입니다. 남이 충족시켜 주기를 바라지 마십시오. 자급자족하는 것이 사람의 기본 도리입니다. 세상으로부터 아무것도 구할 것이 없고 타인에게서 아무것도 필요한 것이 없는 상태, 그런 게 우리가 지향해야 할 모습입니다. 타인에게 아직도 필요한 게 있다면 내가 아직 완전히 서있지 않다고 보시면 됩니다.


자신에게 만족하는 방법

스스로 자신에게 만족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눈높이를 낮추는 방법입니다. 능력이 뛰어나지도 않으면서 눈만 높으면 신경질이 날 수밖에 없습니다. 생각의 크기를 줄여서 자기 자신에게 기대하는 것과 실천할 수 있는 것을 일치시켜야 갈등의 폭을 줄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나는 대장부다, 그릇이 크다, 이런 병이 있으면 작은 것에 만족을 못합니다. 거창하고 큰 게 아니면 안 됩니다. 실제로 그릇이 큰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살아온 과정이 그 그릇을 많이 채울 수 없는 여건이면 현실과의 간극이 클 수밖에 없지요. 아예 큰 것이 아니면 만족을 못하기 쉬운데 욕심을 조금씩 줄여 가면서, 앞, 뒤, 옆을 봐야 합니다. 자기 주제를 봐야 하고요. 물론 꿈은 크게 갖는 것이 좋습니다만…….

둘째는 ‘나는 못났다’고 인정을 하는 방법입니다. ‘나는 잘났다, 못난 건 너다’ 이렇게 생각하니까 자꾸 불만이 쌓이는데 ‘나는 못났다, 별로 시원치가 않다, 내가 이런데 남은 오죽하겠는가?’이렇게 제대로 인식을 해야 합니다. 이렇게 인정하기만 해도 어느 정도 공부가 된 것입니다. 또 그렇게 인정하고 나면 비로소 자신을 바꿔보겠다는 마음이 들 겁니다.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 보십시오. 자신에 대해 어떤 상像을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스스로 자꾸 부족하게 여기는 것입니다. ‘내가 저렇게 돼야 하는데 못 됐다’ 하고요. ‘나는 나 자체로 훌륭하다’고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물론 조금씩 나아져야 합니다. 단지 기준을 너무 높이 두지는 마시라는 겁니다. 지금의 자신에게 만족하면서 조금씩 한 발자국씩 나아갈 수 있으면 되는 겁니다.